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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전문 오코치 Oct 24. 2021

2-4. 지금 이 나이에 진로 고민을 하는 게 맞나요?

  진로 설정은 언제 해야 하는 걸까? 결론을 이야기하면 정해진 답이 없다. 일반적으로 진로 설정을 청소년기에 하는 걸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중, 고등학교 때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서 관련 학과에 들어가 이를 기반으로 사회에 진출한다. 대부분 이런 과정을 가장 이상적인 길이라 여긴다. 만약 이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이 만족하는 직업을 찾았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교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미래에 개인은 평균 4번의 직업을 바꿀 것이다.” 그때 나도 교수님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는 했지만, 사회가 이렇게 빨리 변화할 줄은 몰랐다.     


  부모님 세대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존재했다. 직장에 들어가서 정년이 될 때까지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것이 직장생활 그리고 인생의 정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평생직업’이란 말이 더 많이 쓰이는 시대가 됐다. 예를 들어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살펴보자. 아나운서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이들이 매우 선호하는 직업 중의 하나다. 공중파 아나운서는 한 해에 1~2명을 뽑을 정도로 그 인원이 많지 않고, 경쟁률은 수천 대 1을 넘어선다. 이렇게 어렵게 아나운서가 된 사람들은 예전에는 초기에 뉴스,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투입되다가 나이가 들면 관리직 업무로 배치되며 최대한 늦게까지 방송국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공중파 아나운서라는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진출하는 일명 ‘프리선언’이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나운서가 되었지만, 안정된 정규직이란 신분을 버리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과연 이런 일을 이해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얘기할 것이다. “인기가 많으니 프리랜서를 해도 당연히 잘 풀리겠지.” 하지만 이는 모든 아나운서에게 해당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인기가 있다고 해서, 프리랜서로 뛰어드는 일에 두려움이 없겠는가? 그리고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의사가 되기 위해 다시 공부하거나, 사업을 하겠다며 그만둔 아나운서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개인도 마찬가지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만 해도 게임은 말 그대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사회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밤늦게 게임을 하면 부모님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는 게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게임도 스포츠의 하나로 간주된다. 해럴드경제 기사를 통해 골드만삭스에서 발표한 'e스포츠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1년 21억 7300만 달러(약 2조 4280억원)에서 2022년 29억 6300만 달러(약 3조 311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내용을 접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은 1억 7558만 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에서 청소년기에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설정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이야기다. 또 대부분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진로를 직업으로 연결한다. 직업을 최종 목표로 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워나간다. 하지만 이야기 한 대로 진로 설정은 자신의 재능을 살피고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겠다는 방향 설정을 하는 단계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미래 사회를 예견할 수 없다.


  이제 다시 처음의 질문 ‘진로 설정은 언제 해야 하는 걸까?’ 에 대해 답해보자. 내 결론은 ‘개인마다 다르다.’이다.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은 진로를 세워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다. 40대까지 야근도 불사하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권고사직을 당했을 수도 있다. 정년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아직 체력적으로 충분해 10년간은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모두 각자의 상황은 다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진로 설정을 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진로 설정에 늦고 빠름이란 없다. 운동장 한가운데서 똑바로 앞만 보고 걸어간다고 가정해보자. 한 참 뒤에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 돌아보면 정확하게 자신이 의도한 대로 일직선으로 걸어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 생각한 대로만 이뤄지지 않는 것이 ‘진로’다. ‘진로’라는 뜻 자체도 '나아갈 진', '길 로' 즉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앞으로 나아가며 수없이 진로 수정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늦었다고, 상심할 필요도 없고, 지금 선택으로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도 없다. 그러니 너무 늦은 나이에 진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이 당신의 진로를 설정할 최선의 시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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