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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전문 오코치 Oct 24. 2021

3-4.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기

  예비군 훈련장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시절 짝꿍을 만난 적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0년 만이었지만 마주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 전교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상위권 학생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특별반’ 소속이었고, 졸업 후에는 최상위권 대학은 아니지만 유명한 사립대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나는 반에서는 상위권에 속했지만, 특별반에는 들어갈 실력이 안 되었기에 가끔 이 친구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다.     


  자연스레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외무고시를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수년간 외무고시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져 자신감이 저하된 상태였다. 어쩐지 얼굴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았다. 당시 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겼다.’라는 상대적 우월감은 들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보이거나 이기기 위해 직장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인생이란 건 알 수 없는 일이구나.' 하고 느꼈다.    


  지금은 그 친구가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그러나 부럽지는 않다. 잘난 친구 때문에 내가 작아지지도 않는다. 나도 나만의 길을 걸어가기에, 경쟁의식도 느끼지 않는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들어가 승승장구하던 친구가 계속되는 업무 스트레스로 몸이 상해 퇴사하는 경우도 있고, 고등학교 때 공부는 잘하지 못했지만 성실히 모은 돈으로 편의점을 인수해 운영하더니, 지금은 무려 세 개의 편의점을 가진 사장이 되어 묵묵히 밥벌이하는 지인도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 크게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취업을 한다거나 결혼을 하는 등 인생의 큰 변화의 시기를 빨리 거쳐 가는 친구들이 있다. 곁에서 보기엔 나는 어렵게 지나가는 일을 참 쉽게 잘해나가는 것 같아 부러운 감정이 인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우리만의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누군가의 인생이 더 낫다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 아닐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당신의 인생은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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