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책이 나온다면(희망사항입니다만) 추가해서 같이 묶어서 낼 예정입니다.(네! 어쨌거나요 ^^)
더불어 이번 글은 문제로 출제하였으니 독자들의 댓글 답도 같이 공개할 예정입니다.(책이 나온다면 말이죠! ㅎㅎ)
그러니 재미난 답변 많이 달아 주세요~~~
이제부터 문제를 낼 거예요. 본문은 겁나게 길어요. 읽다가 까무러칠지 몰라요. 정신 줄 꼭 붙들고 본문을 두 눈을 크게 뜨고 읽은 다음 상황에 맞는 문제의 답을 찾아보세요.
(아래의 친구들의 이름은 실명은 아니지만 실명에 가까운 이름입니다. ^^!)
민수 고교 친구 향수의 아버님인가?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향수는 친구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장례식장에도 친구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 뻔하다고 민수는 말했지요.
퇴근 시간이 다 되어 민수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제가 건 전화입니다.
"언제 와요?"
"오늘 장례식에 갔다 올 거야."
"아! 맞다. 거기가 어딘데요?"
"이천!"
"경기도 이천? 이천이면 멀어?"
"회사에서 한 시간 반정도 걸리지."
"그럼 집에는 언제 올 건데요?"
"가서 향수 위로도 해 주고 친구들 보고 오면 늦을 거 같은데?"
"그래서 언제 온다는 거지?"
"모르지! 가봐야 알지."
"자기야?"
"응?"
"또 밤새 있으려고? 이 친구 오면. 이 친구 봐야 하고. 저 친구 오면 또 저 친구도 보고 오는 거 아니지? 앉아서 상주노릇 하려고?"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장례식장에 사람이 없으면 썰렁할 텐데 자리는 채워줘야지!"
"그래서 밤새 있겠다고?"
"뭘 밤을 새? 나도 피곤하고 힘들어. 거리도 멀잖아. 적당히 있다가 올 거야!"
"그럼 이따가 나 잠든 다음에 도착하겠네? 출발할 때 전화해.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하고요."
"알았어요."
"끊어요!"
"하하하 네!"
민수는 회사 외부 미팅이 취소되어 예정보다 빠른 오후 6시에 이천으로 출발을 했고 7시 30분에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향수를 위로하고 향수와 술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지요.
술이 들어가니 슬슬 말이 많아지는 민수입니다. 제버릇 소 못줘요.(소야 미안해!)
서울에서 식당을 하는 친구 멀년이와 모종이가 왔어요.(남자예요 ^^) 민수와 두 친구와 향수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누었습니다.
지덕이가 온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오는 지덕이는 보고 가야겠죠? 지덕이는 10시가 넘어서 도착했어요.
친구들과 떠들다 보니 기다리는 아내는 까먹은 지 오래입니다. 익숙한 그림입니다. 그다지 죄책감도 없는 민수이고요.
'전화 안 하면 지가 전화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지금은 아내보다 눈에 보이는 친구들이 먼저입니다.
앗! 그런데 갑자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언제 와요?"
"방금 지덕이가 왔는데 지덕이랑 이야기 좀 하다가 갈게!"
"방금 왔다고? 그럼 한참 더 있다가 온다는 건가요?"
"조금만 더 있다가 갈게!"
"자기야! 지금 10시 15분인데 지금 출발해도 11시 넘어야 도착하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려면 10시는 자야 하는데 지금 출발해도 나 잘 때까지는 안 온다는 말이고. 일찍 온다더니? 맨날 말만 일찍 온데?"
"지덕이 태우고 가기로 했어."
"그 친구 집이 어딘데?"
"송내."
"송내는 우리 동네에서 먼데?"
"멀기는 한데 이천에서 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가까우니까 우리 집 앞에서 내려주면 택시 타고 가기로 했어."
"아오~~ 빨리 끝내고 와!! 왜 상갓집만 가면 동창회를 하고 그러니?"
"아니야! 대리 불렀어. 금방 갈게!"
"뻥치시네! 벌써 취했니? 대리 안 부른 거 다 알거든요? 어우~ 혀 꼬부라지는 거 봐! 또 집에 오면서 자지 말고! 적당히 하고 와! 끊어!"
"네! 하하하!"
12시 20분입니다. 자다가 깼습니다. 남편은 아직입니다.
침대에 누워 전화를 걸었죠. 받지를 않아요. 이것도 익숙한 그림입니다. 또 어딘가에서 자고 있나 봅니다.
3번까지만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깜깜한 침대에서 눈을 감고 공허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받지 않고 울리는 지겨운 전화 벨소리. 자꾸 남편대신 전화를 받는 음성사서함 언니 목소리에 경끼를 일으킬 것 같습니다. 신호음이 멈췄습니다. 어라? 전화를 받았어요. 자다가 깼을까요?
"여보세요! 대리기사인데요. 사장님이 주무셔서 제가 대신 받았어요."
"아! 그래요? 언제 도착하나요?"
"40분 후에 도착합니다."
"알겠어요. 남편이 술 마시면 아무 데서나 자는 버릇이 있으니까 집에 도착하면 꼭 깨워서 올려 보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대충 계산해 보니 길게 봐도 11시 30분 정도에 출발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면 그렇지...
이천의 시골 어느 동네라니 대리기사 부르기도 힘들었겠죠?
자다 깼으니 짜증이 치밀어 오르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잠을 청해 봅니다. 그러나 이미 홀라당 깬 잠이 쉽게 올 리 없습니다. 1시간을 뒤척입니다.
40분이면 온다더니 소식이 없습니다.
아파트에 도착하고 대리기사는 분명 남편을 깨웠을 겁니다.
남편은 알아서 들어간다며 잘 가라고 대리기사를 보냈을 거고요.
대리기사는 자기 할 일 다 했다 여기며 집으로 갔겠죠?
이천에서 송도까지 왔으면 그 사람은 또 이 새벽에 어떻게 집에 가려는지... 이 와중에 대리기사까지 걱정합니다.
대리기사와 통화할 때 고속도로를 달리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오다가 사고 난 것은 아니겠지?'
불현듯 걱정모드로 돌입합니다.
'사고가 나면 과연 나한테 바로 연락은 오려나?'
'남편 긴급 전화번호에 내 이름을 넣어 두었던가?'
쓸데없는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아니야! 내가 걱정한다고 바뀔 일이 아니야!'
'남편은 분명 1층 주차장에서 자고 있을 테니 안심하고 자자!'
그 뒤로 2시간을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안 들어왔다는 이야기죠.
피곤해 죽을 지경인데 그레이(냥이)는 5시도 안 됐는데 눈치 없이 밥타령을 합니다.
얼마나 잔 걸까요? 편두통 약도 다 떨어졌는데 잠 못 자서 또 두통 오면 3개월 뒤에 보자고 했던 병원에 다시 가서 약을 받아와야 할까요?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은 MRI를 찍어 봐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요즘을 원인을 대충 알 것도 같습니다. 지나치게 오래 앉아 일을 하면 어깨가 뻐근해지면서 승모근이 굳어 두통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어깨의 긴장도가 높아져 바로 두통이 오고,
잠을 못 자면 또 두통이 옵니다. 대략 경험상 그렇습니다.
한번 생기면 3일은 갑니다. 은근히 사람 잡죠.
새벽 5시. 그레이 밥을 주고 민수 방으로 향하려는데 멀리서 요란하게 코 고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는 각방을 쓴 지 오래됐습니다. 원인은 민수 코골이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서로 편합니다.)
"에휴~ 그래도 안 죽고 들어왔네!"
맨 정신이라면 그레이 들어오지 말라며 문을 닫고 잘 남편인데 문을 활짝 열고 심하게 코까지 고는 걸 보니 아주 많이 취한 모양입니다. 담낭 제거 수술을 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민수입니다. 의사는 담배와 술을 끊으라고 그렇게 살다가는 죽는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알콜성 치매인지 어제일도 까먹는 판에 의사의 경고를 기억하며 살 민수가 아닙니다. 회사 일이 얼마나 바쁜데 그렇게 오래된 기억을 담고 다니겠습니까?
이제 문제 갑니다. (아직 까무러치지 않으셨음을 칭찬합니다 ^^)
위의 내용을 상세히 읽고 이뻔소 기억들을 소환해 가며 답을 찾아보세요.
민수의 아내는 새벽에 일어나 위 내용을 글로 써서 민수에게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난 민수에게 화 한번 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신 읽어 주고 답을 찾아보기를 권했습니다.
'민수는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물음에 술이 덜 깬 민수는 무슨 답을 골랐을까요?
1. 아내의 이마를 만져주고 머리가 아플지 모르니 파스를 붙여 준다.
2. 냅다 밖으로 뛰어나가 꽃을 사다가 바치며 "네가 최고야!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뻐"라고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칭찬을 퍼붓는다.
3. 주절주절 이유를 설명하고 지덕이 놈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
4. 향수가 참 불쌍하더라면서 질질 짜는 연기를 한다.
5. 열심히 듣는 척을 하다가 얼렁뚱땅 담배를 피우러 가야 한다고, 급똥이 나온다고 자리를 피한다.
6. 사과를 하고 다시는 장례식장 같은 곳에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7. 다음부터는 장례식장에서 동창회를 하지 않고 일찍 오겠다고 약속한다.
8. 일단 새벽에 들어왔으니 눈치를 살피며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9. 모른척하고 아내의 화가 풀릴 때까지 몇 날 며칠을 기다린다.
10. 일단 "미안해! 내가 죽일 놈이야"라고 말하고 술을 끊겠다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다.
11. 머리가 또 아플 아내를 안아주며 미안한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뽀뽀를 해 준다.
12. "그래서! 앞으로 장례가 계속 있을 텐데! 장례식장에는 가지도 말라는 거야?"라고 되려 큰소리를 치며 싸워서 이겨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여러분! 정답이 있을까요? 민수는 과연 어떤 답을 골랐을까요? 찾아보세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위기의 민수를 구해보세요~
정답은 댓글이 충분히 달린 후에 본문과 답글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매거진 "이뻔소 후속 에피소드"를 구독하시면 어쩌다 생기는 이뻔소의 재미난 뒷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연재 아니고 매거진입니다. 언제 올릴지는 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