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Ⅱ부. 창업의 도화선 – 플랫폼
플랫폼의 등장
1인 기업가들을 위해서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할 지경인데 이제는 플랫폼이라는 시장이 생겨나서 기업과 고객, 기업과 기업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백화점 같은 곳을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여 상권이 좋은 장소에 번듯한 건물을 짓고 상점들을 입점시켜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백화점이 오프라인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것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아마존, 이베이, 지마켓, 11번가 등의 오픈 마켓을 온라인 플랫폼이라 한다.
초기에는 이렇게 전자상거래 형태로 출발한 것들이 이제는 산업분야마다 플랫폼이 생겨나서 개인들의 비즈니스 활동 공간이 확장됐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웹툰 플랫폼,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웹소설 플랫폼, 자동차 플랫폼, 문제해결 플랫폼,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으로 끊임없이 분화하고 있다.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도 플랫폼이다.
이제는 제조업체도 플랫폼 비즈니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처럼 이미 시작한 글로벌 기업들도 많이 있다.
공구 제조업체 힐티(Hilti)가 공구관리서비스(Fleet Management)를 시작한 것도 제조업 플랫폼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초기에는 전자상거래서비스 플랫폼으로 시작되면서 오픈 마켓들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후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 기반의 S/W플랫폼, 전자상거래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더 세분화 되면서 콘텐트 플랫폼, 제조상품 기반 서비스 플랫폼 등으로 분화되고 있다.
물론 S/W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으나, 개념적으로는 구분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W플랫폼 기업이고, 구글은 S/W플랫폼 및 서비스 플랫폼(검색) 그리고 아마존(전자책)과 페이스북(SNS)은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 연결사회가 되면서 플랫폼은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나는 코아정보시스템의 코스닥상장 준비가 대략 마무리 될 즈음 무작정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왔다.
또 다시 엄청난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남들은 나에게 벤처 광풍에 성공이 보장된 IT전문 벤처기업의 주식상장이 결정된 좋은 시점에 왜 또 그만두느냐고 말했다.
그때는 사실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창업이나 이직 준비를 미리 해 둔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 스트레스 받는 직장이 싫어서 그만뒀기 때문에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막상 나와 보니 앞이 캄캄 했다.
그래도 씩씩하게 창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무역업을 해볼까하여 동남아도 한 번 다녀오고 도서관, 백화점 등의 출입통제 및 관리시스템 제조 판매를 위한 검토도 해봤다. 코아정보에서 거래했던 출입통제 업체 사장의 유혹으로 몇 개월 직접 참여도 해봤다.
그런 데 돈만 날리고 포기했다. 기술도 모르고 시장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고 모르는 것 천지였다.
그렇게 몇 달을 헤매고 있는데 코아정보에 함께 근무했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나를 찾아왔다.
내가 그 회사에서 채용했던 프로그래머로 실력이 아주 뛰어난 친구였다.
방향도 정하지 못한 나에게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보자고 졸랐다.
마땅한 대안이 없던 나는 그렇게 해보자고 결심하고 둘이서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세웠다.
‘우리나라의 모든 PC에 설치되는 인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이렇게 하여 ‘시디스페이스(CDSpace)’라는 가상시디롬 드라이브의 역사가 시작됐다.
나는 시디스페이스로 우리나라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건 필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ㅋㅋ )
결과적으로 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록하였으니 시작할 때 꿈의 상당 부분을 이룬 것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앱 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이 없었다.
시장이 너무 작았다.
PC방이라는 전문분야에서 1등의 점유율로 수익을 내면서 성장은 했다.
하지만 제품의 유명세에 비해 큰돈은 벌지 못했다.
천만 명이 애용한 제품이지만 내가 판매한 것은 100만 카피가 전부였다.
물론 지금은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고, 네이버 자료실에서 100만 명 가까이 다운로드해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는 제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