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집
마냥 멀게만 느껴졌다. 청약을 넣고 동호수를 받은 뒤 오지 않을 거 같던 입주 날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주말엔 사전 점검이란 걸 하고 왔다. 탁한 신축 아파트의 공기에 눈이 시리고 하자를 찾기 위해 꼼꼼히 살피느라 머리는 지끈거렸다. 용용이는 예민해졌고 우리는 새 집의 감동을 느낄새도 없었다.
모든 국민이 원하는 내 집 마련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우리는 마음이 편치 않다. 첫 번째는 대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모은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고 세 번째는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맞다. 세 개 다 같은 이유이다.
무리해서 새 아파트로 들어가는 게 맞은 걸까? 과연 우리가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 큰 대출을 앞두니 용용이는 고민이 많아 보인다. 사실 욕심 많았던 지난 시절의 내가 새 아파트에 들어가자고 앞장서서 말했다. 그때는 집을 갖고 싶었다. 지금도 집은 갖고 싶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그때는 신축의 이름있는 아파트가 가지고 싶었고 지금은 우리 수준에 맞는 깨끗한 집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두 자아의 니즈에 맞는 집이긴 하고 어찌 됐건 집을 사려면 대출을 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가 견디며 살아가면 된다. 용용이는 원체 결정을 잘 못하고 계획적인 부분이 약하니 내가 밀어붙여야 뭐든 성사된다. 여행이든 뭐든.
어쨌거나저쨌거나 우리는 집을 곧 갖게 된다. 큰 문제가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