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면 보부상 가방을 메고 다녀야 한다. 텀블러와 손수건, 빨대,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하고 기본으로 가지고 다니는 차 키, 지갑, 거울, 립밤과 그때그때 필요한 책과 마스크까지 들어가려면 내가 들고 다니는 손가방으로는 턱도 없다. 하지만 나는 큰 가방이 어색하다. 안 맨지 너무 오래되었고 가방에 많이 넣고 다니는 스타일이 안 맞는다. 그래서 오늘도 빨대를 안 챙겨 나왔고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게 되었다. 아이스 음료를 시키면 매장에서 빨대를 꼽아주는 곳이 있다. 바로 여기. 빨대 안 꼽아줘도 된다고 말한다는 것을 또 깜빡하고 이러고 있다. 게다가 어차피 받은 거면 맘 편히 먹어도 될 텐데 굳이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애매하게 부지런하고 정직해서 자신을 괴롭힌다 나는. 뭘 어쩌자는 건지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