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는 말이 우리를 무너뜨린 날

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1

by 온담

이별 앞에서 강한 사람은 없습니다.

짧은 한마디, “끝내자”라는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건 누구에게나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발밑이 꺼지고,

숨은 이어지는데도 가슴은 공기 없이 가라앉습니다.

익숙했던 거리는 낯설어지고,

늘 가던 카페조차 들어가기 두려운 곳이 되어버립니다.

이별을 겪은 사람이라면 다 압니다.

밤이 얼마나 길어지는지,

한 번 잠에서 깨면 다시는 깊이 잠들 수 없다는 것을.

눈을 감아도 함께 웃던 얼굴이 떠오르고,

눈을 뜨면 그 사람이 없는 현실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시간이 약이야”라는 말은 그 순간의 우리에게 아무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시간은 멀리 있고, 지금은 너무 아프니까요.

하지만 고통을 참으며, 우리는 결국 도망치지 않고 그 길들을 다시 걷습니다.

함께 웃던 카페에도 들어가 앉아보고,

함께 걸었던 거리도 천천히 지나가 봅니다.

처음엔 한 걸음마다 눈물이 쏟아지고,

마치 그 공간 전체가 아직도 그 사람의 흔적으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 길 위에 웃으며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제야 깨닫게 됩니다.

이 길은 그 사람의 길이 아니라, 다시 내 길이라는 것을.

이별은 결국 누군가를 잃는 사건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있던 내 모습을 떠나보내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끝이라는 건 언제나 잔인하지만, 그 끝이 있었기에

나는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무너졌던 내가 조금씩 일어서고,

텅 빈자리에 다시 나의 삶이 차오르는 순간을 맞게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