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2
사랑이 내 곁을 스쳐간 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섰는데,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던 밤.
그때 마음은 참 이상했습니다.
붙잡지도 못했는데 잃어버린 것 같았고,
가져보지도 못했는데 허무하게 무너진 것 같았습니다.
이별은 붙잡았던 손을 놓는 고통이라면,
스쳐간 사랑은 손끝조차 닿지 못한 채 흘려보내는 공허에 가까웠습니다.
밤마다 스스로를 끝없이 괴롭혔습니다.
“내가 더 용기 냈더라면 달라졌을까?”
“조금 더 다가갔더라면, 그 사람 마음이 머물 수 있었을까?”
답 없는 질문 속에서, 나 자신만 더 작아지고 초라해졌습니다.
스쳐간 사랑은 그렇게, 오래도록 아픈 그림자를 남기곤 합니다.
하지만 고통을 참으며, 나는 결국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진짜로 사랑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였다는 것을요.
그 사람과의 결말이 어찌 되었든,
그 밤 내 안에서 뜨겁게 뛰던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억은 추억이 되어 여전히 따뜻함을 남겼고,
안 좋았던 기억은 경험이 되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랑이 오래 머물지 못했더라도,
그 순간 내 마음은 분명히 살아 있었고,
그것은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조금 더 깊게 빚어낸 흔적이었습니다.
사랑은 반드시 영원해야만 값진 게 아닙니다.
잠시 스쳐가도, 그 순간 나를 진심으로 흔들어 놓았다면
그 사랑은 이미 내 안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