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3
사랑을 할 때, 두 사람의 마음이 꼭 같은 속도로 자라지는 않습니다.
나는 이미 한여름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데,
상대는 아직 봄의 문턱에서 머물러 있을 때가 있지요.
그럴 때 마음은 점점 불안해집니다.
“나만 이렇게 큰 걸까?”
“혹시 나는 혼자서만 계절을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상대의 작은 무심함도 크게 느껴지고,
기다림조차 고통이 되곤 합니다.
사랑의 온도가 다를 때,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탓합니다.
내가 조급해서, 내가 과해서, 내가 잘못해서…
그러나 사실 사랑이란 원래 서로 다른 계절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속도를 맞추어 가는 과정 아닐까요.
누군가는 늦게 피고, 누군가는 일찍 시듭니다.
중요한 건 계절이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고통을 참으며, 나는 결국 알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계절처럼 달려간 그 시간들 또한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나 혼자만 뜨겁게 사랑했던 순간조차,
내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상대가 그 마음을 다 받지 못했더라도,
그 계절은 분명 내 안에서 나를 성장시킨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사랑이 꼭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기다림이 사랑을 깊게 만들고,
때로는 어긋남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내 마음만 계절처럼 달려갔다 해도, 그 계절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