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9
가장 싫어하는 음악이 뭔지 아시나요?
저에겐 그건 늘 휴대폰 알람 소리입니다.
아침마다 같은 멜로디가 울릴 때마다,
온몸이 거부 반응을 일으킵니다.
눈을 비비며 겨우 몸을 일으키지만,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은 언제나 같습니다.
“아, 회사 가기 싫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 버스에 매달려 가면서
앞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도 나처럼 힘들구나” 하는 공감이 스칩니다.
옆자리엔 시험 준비하는 청년,
창밖을 멍하니 보는 직장인,
우리 모두 각자의 이유로 버거운 아침을 견디고 있지요.
출근길은 단순히 회사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버텨내는 과정 같습니다.
가끔은 이 길이 너무 지겹고 끝이 없는 터널 같지만,
결국은 우리를 하루 앞으로 데려다주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출근 안 하고 집에서 일하면 좋을 것 같죠?
근데 해보면 더 절망적입니다.
퇴근하고 싶은데 집이에요.
그 허무함은 재택근무 해본 사람만 압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터득합니다.
월요일엔 “5일만 버티자.”
수요일엔 “이틀만 더 가면 된다.”
금요일 점심 이후엔 “이제 5시간만 버티면 끝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잘근잘근 잘라먹으며 버팁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1년, 10년, 20년이 되어 있더군요.
물론.... 야근은 내 예상에 없던 거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나는 매일 마음속으로 중얼거립니다.
“오늘도 잘 버텨보자. 조금만 더 가면 퇴근이 기다린다.”
퇴근을 바라보며 출근하는 게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그 작은 희망 덕분에 아침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출근길이 너무 버거운 날에도 기억했으면 합니다.
이 길을 걷고 있다는 건 또다시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반드시, 우리의 월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