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몰라줄 때

누구나 겪는 순간들에 대하여 #13

by 온담

가끔은 가까운 사람이 내 마음을 전혀 몰라줄 때가 있습니다.

속으로는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 했는데,

정작 돌아오는 대답은 전혀 딴소리일 때.

그 순간 서운함이 훅 올라옵니다.

심각하게 내 얘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치킨 시켜 먹을래?” 하는 것 같은 기분.

분명 나한텐 큰일인데,

상대방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것 같아 속이 상하지요.

그래서 알게 됩니다.

말 안 하면 모릅니다.

그건 택시 타서 목적지도 안 말하고,

왜 안 가냐고 화내는 거랑 똑같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 건, 말해도 모를 때가 있다는 겁니다.

영화 스포일러나 드라마 이야기를 죽어라 해도,

관심 없는 사람에겐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거랑 똑같지요.

요즘은 MBTI 같은 걸 서로 물어보잖아요.

처음엔 재미로만 여겼는데,

알고 보니 이해에 도움이 되더군요.

“아, 나랑 성향이 다르구나. 그래서 저런 반응이 나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괜히 서운했던 마음도 조금은 풀립니다.


예전에 지오디의 〈어머님께〉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릴 땐 진짜 그런 줄 알았다가

나중에서야 사실은 엄마도 먹고 싶었는데,

가난해서 못 드셨던 거라는 울림을 주던 그 노래

다들 기억하시죠?


저희 엄마도 늘 그러셨습니다.

갈비를 먹을 때마다 “나는 뼈에 붙은 게 좋아”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아 우리 고기 많이 먹으라고 일부러 그러시는 줄 알았죠.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는 진짜 갈비뼈를 좋아하셨던 거예요. ㅋㅋ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짐작해서 만들어낸 오해 속에 감동이 있기도 하지만,

진심은 결국 표현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는 걸요.


내 마음을 몰라줄 때,

그건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일 뿐일 겁니다.

그리고 그 다름 속에서도,

서운함을 줄이는 방법은 결국 ‘표현’입니다.

고맙다, 미안하다, 좋아한다.

그 최소한의 말들이 서로의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어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