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친구커플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웃고 떠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전에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을 다 알아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친구는 전에 만나던 사람과 몇 번 만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나의 헤어짐을 본인의 일처럼 속상했다 보다.
왠지 모를 죄책감도 가지고 있었던 거 같고, 내가 만나는 새로운 사람에 대한 경계도 있었던 것 같다.
뭐 짧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되는 걱정과 우려 그리고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나오는 마음을 접어두고
그날 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드는 생각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구나. 좋은 사람을 만났었구나였다.
사람마다 헤어짐의 이유는 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연인의 감정은 사라지고 우정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너무 다른 성격들이 서로 맞지 않아서 잘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안 맞는 건 안 맞는 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 많이 보완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닌 건 아니었던 것이다.
긴 시간의 연애를 하면서 장기연애를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들 경험하는 너 친구 내 친구가 성립되는 관계였다.
대비적으로 친구가 많던 나는 친구들이 종종 놀러 오곤 해서 자주 어울렸는데 헤어짐을 친구들에게 통보를 하고 난 후, 친구들은 하나 같이 나에게 헤어진 사람의 안부를 물었다.
또 너희가 왜? 어쩌다가? 사실 누구의 잘못도 없다. 그냥 안 맞는 것을 알았을 뿐 그리고 더 이상의 미래가 없다고 느꼈을 뿐. 우리가 더 이상 우리이지 못하게 되었을 뿐.
이유가 어떻게 됐던 지금 돌이켜보면, 좋은 연애를 했다고 생각을 한다.
인격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많이 성장을 한 연애였다.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할 순 없으나,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한 연애였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어울리고 싶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성숙한 연애였다고 생각을 한다.
덕분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헤어지고 난 후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안부를 물을 순 있는 건 그 사람이 또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도 생각한다.
또 우리의 지난날을 아는 사람들로서 진심으로 마음 아파해준 것 또한 너무 감사한 일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헤어진 연인을 맹비난하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대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은 유유상종이라던데 그 시절의 나도 되게 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 시절의 넌 그럼 그 사람의 어느 부분이 좋았어 만났어?라고도 물어보기도 하고, 아마 그때는 통하는 게 있어서 좋지 않았을까? 아마 우리도 그때 그런 사람이지 않았을까? 끼리끼리 유유상종이잖아 라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헤어지고 보니 나에게도 적용되는 그 말은 희박한 확률로 좋은 사람을 만나 나도 좋게 이미지가 씌워지는 좋은 의미의 유유상종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도 수많은 관계를 만들겠지만, 지난날의 사람처럼 특별하고도 좋은 관계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했었다.
좋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했고 이제는 좋은 영향을 남겨준 인생의 선배에게 또 우리가 친구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길 바라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