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by ondinary

요즈음의 난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했고, 익숙한 것들 사이에 새로운 것들을 구겨 넣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것들이라고 하기에는 딱히 낯선 것도 아니고 그냥 알고 있는 정보에 새로운 것이라는 살을 채우는 중이랄까. 즉 만학도가 되어 공부를 하고 있다.

중간에 시험도 보고 라이센스도 획득하게 되는 하나의 계열의 전문가가 되려는 일을 하고 있다.

나름 새로운 것이지만, 또 그 낯섬을 이겨내 이제 친숙해지고 있는 와중이다.

그 와중에 나도 몰랐던 내 재능을 누군가가 일깨워 줘 열심히 키워 보고 있는 중이다.


잘 키워지고 있는 지는 아직 확신은 없지만, 재능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을 내 스스로도 깨닫고 있다.

그 일정이 많이 피곤하지만, 또 못견딜만한 정도도 아니다. 나름 체력을 잘 길러와서 그래도 그 체력으로 버티고 있다. 언젠가 한번 앓아누울거 같긴한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이정도도 못하면 뭘하겠어 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정 안되면 나중에 노가다 기술이라도 배워야지 라는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또 버텨지고 있다.

만학도가 되어서일까 괜한 걱정도 넘치고 또 괜한 겁도 불현듯 올라온다.

그래서 제주에 간김에 약도 다시 가져왔다. 불안함이 지배하면 정신이 무너져 내린다고 육체와 내 하루에도 지장이 갈까봐 의학의 힘을 빌릴 수 있을 때 빌리기 위해 가져왔다.


집이 멀수록 도착지에 빨리 도착한다고 강의실에 일찍 도착해 강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걱정을 담은 고민들을 털어 둔 후 조금 명쾌해진 기분 사이로 워라밸이 없을거라는 말에 아 그거는 뭐 원래 있던데서도 그랬어요. 이 업계는 뭐 워라밸이 없죠 라는 말에 그러면 잘 버티실거에요 라는 강사님에 대답에 서로 픽하니 웃었다. 이게 웃을 일이 아닌데 말이다. 대체 우리네 직업군에서는 언제쯤 워라밸을 찾을 수 있는 건가요.라는 생각을 할 찰나에 차차 나아지겠죠 라는 자기 위로가 섞인 말과 함께 우리는 실소를 터트렸다. 그래 그래도 많은 부분이 좋아지고 있으니 차차 곧 또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다 내가 하기 나름이니까 또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도 든다.

또 요즈음의 난 정신도 없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공간과 곧 바뀔 주거지를 신경써야 해서 머리가 너무 아프다. 실질적으로도 머리가 아파온다.

두통약을 또 끼게 살게 될 줄이야.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내가 하는 선택이 잘하고 있는지의 확신이 계속 메아리를 친다. 뭐가 됬든 어떻게든 될거라는 걸 알기에 그래도 조금은 이 예민함이 덜어진다. 워낙 걱정도 많고 딱딱 일을 계획적으로 수립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무언가 큰 일이 생기면 그거에 대해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무책임한 말이 이제는 위로가 된다는 그것도 퍽 웃기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 말을 몇번이나 외치며 또 자기 위로를 할까. 빨리 시간이 지나 이사도 끝나고 내 삶의 무언가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말로 빨리 정말 내 집에 가고 싶다. 내 집이라고 하면 내가 선택한 내 가족이 있는 곳에 가고 싶다. 편안하게 좀 푹 자고 싶다. 낯익은듯 낯선 이곳에서 낯익은 것들을 찾자니 퍽 어색하다.

본가가 불편한 건 아닌데 무언가 어색하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아빠도 어색하고 불현듯 퇴근시간을 보고 받고 내가 해야할 일을 자꾸만 챙겨주시는 그 무언가가 너무 어색하다.

4년이란 시간 속에서 내가 너무 혼자 뭘 다 하다보니 이런 챙김이 황송해 미칠지경이다.

그리고 워낙 아버지랑 어색해서 그런지 그냥 이 상황들이 또 어색하다.

이 어색함은 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 될 거 같다. 이 간극을 과연 좁힐 수 있을까.

사이가 나쁜건 아닌데 그냥 어색하다. 유리막 하나가 사이에 껴있는 기분이랄까. 덕분에 뭐 엄마랑 더 친한 것도 사실이고 이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튼 요즈음의 난 이렇다.

정신도 없고,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있고, 바쁘고, 바쁘다.

그래도 쓸데 없는 바쁨이 아니라서 즐겁다. 재밌기도 하다.

다만, 집은 좀 빨리 정해졌으면 좋겠다. 빨리 같이 함께할 시간이 왔으면 좋겠기도 하고!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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