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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DISPLAY Jun 24. 2017

다채로운 문화의 발상지, 피츠로이와 칼튼

피츠로이 브런즈윅 스트리트 - RMIT - 칼튼 마켓 래인 커피



피츠로이 브런즈윅 Fitzroy Brunswick St. 


멜버른 2번째 하루는 상당히 일찍 시작한다. 다행히 크게 피로가 느껴지진 않는다. 해가 뜨기 전 파란 빛깔의 하늘이 아주 마음에 든다. 플린더즈 스트리트 역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계속 걸어갈 예정이다. 침낭 속의 홈리스는 아직 잠에 빠져 있으며 트램 속 사람들은 방긋 웃고 있다. 아침부터 공사를 하는 사람들은 벌써 쉬는 시간. 굳이 구글맵을 보지 않더라도 벽화들의 갯수가 많아 지는 것이 이제 피츠로이에 들어 왔나보다.




호주 관광청 홈페이지에는 멜버른 관광 정보가 한글로 아주 친절하게 제공되어 있다. 특히 교외 지역을 소개하는 부분이 좋았는데 그 중 피츠로이 라는 곳은 꼭 가봐야 할 것 같았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오픈하기 전의 조용한 브런즈윅 스트리트와 스미스 스트리트의 이곳 저곳을 걸었다.




보헤미안 문화의 발상지라는 소개에 걸맞듯 피츠로이는 감각적인 아트 갤러리, 디자이너 숍, 서점으로 어우러진다. 거리를 걷는 것 자체가 아트 투어라고 불러도 충분할 만큼 벽화가 가득하다. 도시 문화의 일부분으로 당당한 모습. 브루스 윌리스 vs 부르스 리 라니! 정말 재미있는 동네다!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프라우드 메리 Proud Mary 를 찾아 들어왔다. 중년의 여성이 옆자리 젊은 여성에게 손으로 키스를 날리며 인사한다. 아주 낭만적인 아침이다. 어제보다 플랫 화이트는 맛이 좋다. 그런데 이제 나는 롱블랙을 마실 것이다.



피츠로이는 상업적인 거리 뿐만 아니라 시청, 학교, 공원과 같은 사회 기본 요소들도 존재한다. 가끔은 가이드북에서 과장하는 유명한 곳들이 아닌 이런 자연스러운 곳들이 좋다. 평범한 평일의 오전. 평범한 멜버른 교외의 주택가를 걷기 시작한다. 



이번 호주 여행은 시간을 주제로 표현한 작품에 대한 부상이다. 모기향이 타들어가는 순간을 촬영한 사진 작품으로 나는 멜버른까지 오게 되었다. 내가 보았던 30번의 순간을 내가 걸었던 거리와 만났던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예정이다.

멜버른 1번째 순간, 피츠로이 빨간 자동차에게
멜버른 2번째 순간, 피츠로이 잠시 쉬었던 벤치 앞 벽과 낙옆들에게
멜버른 3번째 순간, 피츠로이 주택가에서 발견한 큰 의미없는 콘트리트에게



9시가 넘어가자 상점들이 하나 둘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조용하던 거리에 활기가 분다. 처음 보는 거리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보는 것은 꽤 색다른 기분이었다. 낯선 여행자의 신분에서 방금 일어난 옆 집 사람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


멜버른 4번째 순간, 피츠로이 브런즈윅 스트리트 끝자락에게


브런즈윅 스트리트를 걷다 아무곳에나 들어가 가장 값 싼 에그 토스트 브런치를 먹었다. 트램을 타고 RMIT로 향했다. 어제 카드를 미리 구입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RMIT University Language School


RMIT 대학교 멜버른 시티 캠퍼스에서 한웅씨를 만난건 오전 11시. 학교 캠퍼스를 잠깐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보니 대학교 동아리 소개 행사가 한참인 3월이다. 한국과 계절은 반대더라도 객관적인 날짜는 호주에서도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흘러한다. 한웅씨는 섬유 디자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포멀한 차림이었구나.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다녔다는 어학원 건물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이 학교는 외국인들이 거의 먹여 살려요."

호주 출신의 학생들은 거의 무료에 가깝게 학교를 다니지만 유학생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다닌다고 한다.



"수고하셨어요. 힘들었죠?"

"아니예요. 너무 즐거워요. 이런건 처음 해보거든요. 멜버른에서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너무 감사해요."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헤어졌다. 칼튼으로 이동했다.



멜버른 5번쨰 순간, 첫번째 촬영 장소인 RMIT 대학교에게







칼튼 Carton - Market Lane Coffee


1시간 후 다시 RMIT 대학교에서 2번째 촬영이 있어 가까운 칼튼으로 올라왔다. 피츠로이와 칼튼은 거의 붙어 있다시피 가까이 있어 대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점심시간이 되어버린 칼튼에서는 주변의 멜버른 대학교의 학생들, 직장인들로 북적거렸다. 라이곤 스트리트 Lygon St. 라는 멜버른 최고의 맛의 거리가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아가일 스퀘어 Argyle Square 라는 곳의 벤치에서 잠시 더위와 기분을 식히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간다.




어제 디그레이브스 에스프레소 바 Degraves Espresso Bar 와 오늘 오전의 프라이드 메리 Proud Mary. 모두 멜버른에서 커피로 유명한 카페이다. 이번 여행에서 맛집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커피만큼은 제대로 즐기고 싶다. 칼튼에서 유명한 마켓 래인 커피 Market Lane Coffee 를 찾았다. 안쪽에서 주문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하나 밖에 없는 간이 테이블에 앉아 롱블랙을 전부 마셨다. 플랫 화이트보다 이쪽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멜버른 6번째 순간, 맛있는 롱 블랙을 마시게 해준 Market Lane Coffee 에게.



만족스러운 커피를 다 마시고 앞으로 계속 걸어가니 아까 피츠로이의 주택가 만큼 마음에 드는 거리가 나왔다. 구글맵을 켜보니 패러데이 스트리트 Faraday Street 라는 곳이다. 소박한 동네에 비치는 연한 햇빛. 잘 보호된 가로수들, 페인트가 살짝 벗겨진 흰색 벽돌 집, 익살스러운 주차 금지 문구. 멜버른에서 걸어다닌 다섯 날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음들이었다.



다시 라이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정말 거리에 맛좋은 냄새가 한가득이다. 역시 아무 곳으로 들어가서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 음식은 굉장히 천천히 나왔고 또 굉장히 많은 양이 나왔다.

멜버른 7번째 순간, 이름을 잊어버린 라이곤 스트리트의 어느 레스토랑에게



다시 RMIT 쪽으로 내려간다. 의상 디자인학과의 한웅씨에 이어 두번째 RMIT 한국 유학생은 식품학을 전공한다.








남자 사람 혼자 멜번 사진 여행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멜버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포트레이트를 촬영하기 위해 남자 사람 혼자 떠난 사진 여행



Day 1

인천공항 오후 출국


Day 2

멜번공항 - SKY BUS -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멜버른 - NGV 앤디워홀 아이웨이웨이 전시 - 멜버른 골목 투어 - 유레카 타워, 멜버른 주경&야경


Day 3

 피츠로이 브런즈윅 스트리트, 카페 Proud Mary - RMIT 대학교 1 - 칼튼 라이곤 스트리트, Market Lane Coffee  - RMIT 대학교 2 - 퀸 빅토리아 마켓 - 포트 멜버른, 일몰 타임랩스


Day 4

브런즈웍 - 도클랜즈 - 페더레이션 스퀘어, 플린더즈 스트리트 역 - 사우스 야라, 프라한, Market Lane Coffee - 브라이트 비치 박스, 일몰 타임랩스


Day 5

사우스 멜버른, 카페 St. Ali - 보타닉 가든 - 시티 아파트 - 리치몬드 - 야라강 - 시티 중식당 Korchi


Day 6

앨버스 파크 - 야라강 산책로 - SKY BUS - 멜버른 공항


Day 7

인천공항 오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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