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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DISPLAY Jun 28. 2017

행복한 도시 멜버른에 사는 한국인

브런즈윅 - 도클랜드 - 플린더즈 스트리트 역

멜버른에서 3번째 아침. 어제보다 1시간 더 늦게 일어났지만 외출을 준비하는 시간은 여전히 똑같다. 오늘은 오전내내 멜버른에 사는 한국인 3명을 연달아 촬영하고 오후 늦게 사우스 야라와 프라한을, 시간이 되면 이번 여행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브라이튼 비치까지 가볼 생각이다.


콜린스 스트리트에서 브런즈윅행 11번 트램을 타는데까지 너무 순조로웠다. 트램 정류장에서는 비틀즈 애니로드를 보는 듯한 4명의 걸음이 재미있었고, 조용한 트램에 가득한 햇빛은 포근하게 느껴졌다. 익숙한 풍경에 구글맵을 켜보니 이게 무슨일인지 목적지랑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약속 장소는 피츠로이의 브런즈윅 스트리트가 아니라 그냥 브런즈윅이란 동네였다!



당장 트램에 내려 택시를 찾았지만 어딘지도 모를 이 동네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약속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발 앞에 놓인 어느 집 앞 장난감의 표정이 지금의 내 표정과 비슷해 보였다. 다행히 정말 운 좋게도 정차중인 택시를 찾아 브런즈윅 카페 Acústico 에 제대로 도착했다.

멜버른 13번째 순간, 약속 시간에 늦어 하루 일정이 엉멍이 될 상황에서 구출해준 고마운 택시 기사님에게







피츠로이의 브런즈윅이 아닌, 멜버른 교외에 위치한  브런즈윅 Brunswick


지은씨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를 통해서 연락을 하게 되었다. 멜버른 생활에 관해 쓴 글을 읽고 이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싶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지은씨를 만나 지은씨가 자주 간다는 동네 카페에서 하고 싶었던 만큼 충분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의 생활과 정반대인 호주에서의 생활 이야기. 중 고등학교 때 진학 이야기. Fine Art 전공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외국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인스타그램을 지우게 된 이야기. 트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커피 이야기. 커피! 지금 우리는 롱블랙을 마시고 있다. 정말 카페는 마음에 들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은듯 무심하게 배치한 소품과 인테리어가 친숙했고 거의 벽이 없다 싶을 정도로 창이 크게 뚫여 있어 멜버른 시티까지 통하는 트레인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카페를 나와 지은씨의 집으로 걸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웠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지은씨가 타고 온 중고 자전거와 군데 군데 뜯어진 쇼파였다.


"이 쇼파도 자전거처럼 중고로 구한거예요."



멜버른 14번째 순간, 멜버른 교외 브런즈윅에서  지은씨에게







도클랜드 Dockland


도클랜드에 도착한건 오전 11시. 잠시 뒤 시원한 이목구비의 선용씨가 물과 음료수를 가지고 나왔다. 이런 더운 날씨에는 물은 계속 마셔야 한다며 생수와 음료수를 내게 나눠주었다. 정말이지 덥다. 멜버른은 40도까지 올라간다던데 어떻게 생활하는걸까?


"못믿겠지만 더운데 추워요. 멜버른은 하루에 4계절이 있다고 할만큼 날씨 변덕이 심해서 덥다가도 갑자기 추워지기도 해요."


물을 반쯤 마시고 선용씨의 집 근처인 도클랜드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선용씨는 이번 멜버른에서 만난 10명의 한국인들 중 가장 오랫동안 호주 생활을 해왔다. 다른 분들이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해 했고 앞서 4명의 사진들을 보여주자 몇몇은 얼굴이 낯이 익다고 했다.


"멜번에 온지 5년 정도 되었어요. 한달정도 잠깐 한국에 들어갔었어요. 한국은 그리웠지만 한국인들의 이기적인 모습은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근데 무서운건 그런 환경에 점점 적응해가는 제 자신이었어요."



"이건 뭐라고 쓴거예요?"

"Love & Respect"



멜버른 15번째 순간, 도클랜드에서 선용씨에게







플린더즈 스테이션 역 Flinders Street Station


지금 만나는 구민씨는 사실 멜버른에서 살고 있지는 않다. 브리즈번 워킹 홀리데이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시드니, 멜버른을 여행하는 중이다. 브리즈번, 시드니 그리고 멜버른. 이번 촬영 장소는 플린더즈 스테이션 역이 좋을 것 같다.



구민씨는 관광학을 전공하는 학생답게 여행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다. 다른 친구들이 세계 여행에 대한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때 구민씨는 다른 것을 생각했다. 페더레이션 스퀘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플린더즈 스테이션 역에서 촬영을 이어갔다. 개찰구 안까지 들어갔다.


"제가 관광을 전공하거든요. 일상과 같은 여행을 좋아해요. 멜번에 있는 동안 시티 골목길만 계속 걷고 있어요."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걸 상상해봐요. 지금 표정 정말 좋았어요. 뭘 생각했어요?"

"돼지국밥이요."



RMIT 대학교의 상훈씨처럼 구민씨도 부산 출신. 순간 부산에서 먹었던 그 구수한 국물 맛이 생각났다.



멜버른 16번째 순간, 플린더즈 스트리트 역에서 구민씨에게








남자 사람 혼자 멜번 사진 여행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멜버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포트레이트를 촬영하기 위해 남자 사람 혼자 떠난 사진 여행



Day 1

인천공항 오후 출국


Day 2

멜번공항 - SKY BUS -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멜버른 - NGV 앤디워홀 아이웨이웨이 전시 - 멜버른 골목 투어 - 유레카 타워, 멜버른 주경&야경


Day 3

피츠로이 브런즈윅 스트리트, 카페 Proud Mary - RMIT 대학교 1 - 칼튼 라이곤 스트리트, Market Lane Coffee RMIT 대학교 2 - 퀸 빅토리아 마켓 - 포트 멜버른, 일몰 타임랩스


Day 4

 브런즈윅 - 도클랜드 - 플린더즈 스트리트 역  - 사우스 야라, 프라한, Market Lane Coffee - 브라이튼 비치 박스, 일몰 타임랩스


Day 5

사우스 멜버른, 카페 St. Ali - 보타닉 가든 - 시티 아파트 - 리치몬드 - 야라강 - 시티 중식당 Korchi


Day 6

앨버스 파크 - 야라강 산책로 - SKY BUS - 멜버른 공항


Day 7

인천공항 오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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