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이거 맞아?

기버로 살아남기

by 온도담

기버는 성공한다? ‘무조건’ 주기만 해도 될까?


유튜브나 책을 보다 보면 ‘기버’가 성공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무조건적으로 주기만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걸까?
나는 그 말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기버는 상대를 가장 빨리 알아보는 사람이다
기버는 희한하게 사람을 잘 본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그 흐름을 가장 빠르게 알아챈다.


특히 테이커는 언젠가 반드시 티가 난다.
테이커는 처음엔 사람을 모은다.
하지만 그 주변엔 오래 남지 않는다.
사람들이 결국 떠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테이커 옆에 끝까지 남는 사람들은 보통 두 부류다.
테이커에게서 얻을 것이 있는 사람
테이커에게 붙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한 사람
테이커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관계는 결국 “성장”이 아니라 “소모”로 굴러간다.


배려하다 보면 결국 두 부류로 나뉜다
배려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깨닫게 된다.
배려하는 사람은 세상에 하나지만,
배려를 받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라는 것을.


배려를 받기만 하는 사람
배려를 돌려주는 사람


배려를 했다고 바로 돌려받길 기대하는 기버는 없다.
기버는 원래 기다린다.
언젠가 돌아오겠지.
혹은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게 기버들의 기본 자세다.


그런데 기버에게도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찾아온다.
내 배려가 동등한 입장에서의 도움이 아니라
내가 상대의 엄마가 된 것 같은 상황을 마주할 때.


물론 세상에는 ‘엄마’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그(그녀)의 생존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받기만 하는 사람’ + ‘엄마처럼 주는 사람’


이 조합은 말 그대로 환장의 콜라보다.


‘받는 사람’은 의견을 내지 못하고, 대신 이른다
받는 사람은 자기 의견을 내는 걸 두려워한다.
그래서 앞에서는 말하지 못한다.
대신 엄마에게 간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아까 ㅇㅇ이가 이런 말을 했는데요…”
'엄마'는 그 이야기를 듣고 움직인다.
'엄마'는 ‘편’을 먹고, 누군가를 혼낸다
이 구조에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이거다.


'엄마'와 의견이 일치하면 → '엄마'는 기세등등해진다.
그리고 의견이 달랐던 사람을 찾아가 혼낸다.


'엄마'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 받는 사람은 불만이 생겨도 참는다.
'엄마'를 잃을 수는 없으니까.


결국 어떻게 되느냐.
졸지에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기버)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건 대부분
내가 '엄마'에게 말한 적도 없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기버는 결국 확인한다: 순환되지 않음을
기버는 여러 차례 확인한다.
이 배려가
관계를 순환시키는 힘이 아니라
한쪽만 살찌우는 구조로 굳어졌다는 걸.


그때 기버는 결심한다.
더 이상 배려하지 않기로.
상대에게 나누던 배려를
전부 나에게로 되돌리기로.
자신을 지키는 방식으로
세팅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기버는 결국 좋은 사람들만 남는다
그렇게 세팅을 바꾼 기버에게 남는 사람들은 뻔하다.


서로 응원하는 사람
서로 챙기는 사람
배려를 돌려주는 사람


기버는 결국 그런 사람들만 남게 된다.
그래서 기버가 성공한다는 말은
어쩌면 맞다.


다만 조건이 있다.
무조건 주는 기버는 소모된다.
순환을 만드는 기버만 성공한다.
나는 이제야 그 차이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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