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매일 배운다

엄마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대

by 온도담

컨디션이 안좋았던 어느날
오후 7시에 잠들었다가
9시쯤 눈을 떴다.


거실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었다.


왜 울고 있지?


왜 나한테 안 오고 저기서 울고 있지?


속으로는 조금 답답했다.


나한테 오면 되잖아.


물어보니 말했다.


“엄마가 죽을 것 같아서…”


나는 안심이되었다. 다른 큰 문제가 생긴줄 알았다.


죽는다는 생각을
저 작은 머리가 얼마나 오래 붙들고 있었을까.


사실 며칠 전부터 계속 물었다.
엄마도 늙어?
엄마도 죽어?
내가 어른이 되어도 엄마 살아있어?


나는 곧이곧대로 말했다.
사람은 늙고, 언젠가는 죽는다고.
그게 자연이라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밤, 거실에서 혼자 울고 있던 아이를 보며 깨달았다.


어른의 진실이
아이의 마음에는 너무 무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는 말했다.


“내가 어른 되어도 엄마가 살아있으면 좋겠어.”


그 말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었다.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
나는 왜 그걸 몰랐을까.


아이의 속은
어른이 다 알 수 없다.


나는 아이에게
스스로 하기를 가르치고 싶었다.
강해지길 바랐다.
현실을 똑바로 보길 원했다.


그런데 아이에게 필요한 건
강함보다 먼저
안전이었다.
진실보다 먼저
안정이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하얀 거짓말’의 필요를 생각했다.


“엄마는 오래오래 살 거야.” “엄마는 건강해.” “지금은 걱정 안 해도 돼.”


사실과 다른 말이 아니라,
지금 이 나이에 맞는 말.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계속 배워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날,
아이가 우는 이유를 몰랐던 엄마였고
그래서 조금 더 성장한 엄마였다.


그리고 오늘 밤,
나는 아이를 안고 이렇게 말해줄 생각이다.


“엄마는 네 옆에 오래 있을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엄마는 완벽하지 않지만,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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