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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권 Jun 07. 2020

대학원 인턴/입학을 안 하고 학자의 삶을 알 수 있나요

직접 경험이 최고지만 간접경험으로도 훌륭히 대리 체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기웃거리며 알아보는 단계]


Q. 학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확실해요. 근데 나 정말 학자가 어떻게 사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Q. 교수님들이 자꾸 면담하면 대학원이라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얘기해주십니다... 잘 생각해보라고. 왜 그러신 거죠??




A. 직접 경험이 최고지만, 간접경험으로도 훌륭히 대리 체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자연대 대학원 혹은 데이터를 직접/간접적으로 얻고 다루는 실험 연구실 한정해서 저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자료)을 짧게 적어보겠습니다. 아마도 문과 대학원, 이론 연구실 등은 해당되지 않을 것 같아요.


Method 1. 책은 최고의 간접경험

"생생하고 자세하게 학자로서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다",

"에세이류/책 한 권을 읽을 각오가 되어있다."

라면 <랩 걸>-호프 자런을 추천합니다.


랩 걸 - 호프 자런


사실 자료조사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대학원 추천하지 않습니다... ㅜㅜ

대학원 오면 하기 싫어도 자료 조사를 해야 하는 일이 디폴트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면 학자가 정말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돈이 안 되는 과학*'을 하고 싶다면, 더더욱 꼭 추천합니다.



'글은 싫어요. 책 요약해주세요'

... 라고 한다면... 본인의 삶의 최소 2년(석사)에서 5년+alpha(석박통합)이 걸려있다는 것을 한 번은 생각해보고... 서점에서 서서 책을 훑어보든, 도서관에서 책 몇 장만 발췌해 읽든, 구글링을 하거나, Method 2의 방법으로 넘어가 봅시다!




Method 2. 대학원을 다니는 선배에게 물어보자. 석 박통합 3년 차 정도 선배 추천.

석사로 입학한 선배는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이클이 짧고, 유학을 지원하는 것이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든 할 일이 쏟아져서 길게 보고 이 학계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석 박통합 3년 차(혹은 그 이상) 되는 선배는 박사의 사이클과 이제 석사를 하고 나간 친구들 혹은 취업한 친구들과 루트가 비교 가능합니다. 상담 해주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내담자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해서 고민상담을 해 줄 수도 있는 것은 운에 달려있지만요.


[!주의!] 좋지 않은 상담 대상 1순위 = 교수님

그분들 또한 겪었으나 세대나 절대적 시간이 너무 먼 이야기. 

또한 교수 사회는 생각보다 많이 좁을 수 있고, 교수님들은 엄청나게 바쁘십니다.

대학원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일단 혼자 알아보고, 연구실 진학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으로 잡히면 상담 요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답변 요약

Method 1을 통해서는 학자로서의 일상에 대한 전반적인 험난함을,

특히나 외국(미국)으로의 이민을 꿈꾸며 유학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학자 현실 경험의 전반적인 실상을 볼 수 있을 것이며,

Method 2를 통해서는 구체적으로 가려는 연구 필드의 험난함도 추가로 알 수 있을 것이라 추천합니다.


둘 다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결국 답정너?! )




사실 이 모든 것은 박사 졸업생이 최소 2-3명 있는 랩에서 인턴 최소 한 학기하면서 

졸업한 선배들이 어떻게 사시는지도 보고 듣고, 

랩에 재직하는 선배들과 매일/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접 경험(체험판)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물론 이 방법은 리스크가 있고, 시간과 에너지라는 비용도 있지만... 비교할 수 없이 가장 좋습니다. 


모든 삶에서 그렇지만, 대학원에서는 직접 해보는게 가장 빨리, 깊게, 절대 잊을 수 없이 배우는 방법. 


대학원에서 실험이나 새 방법 사용에 있어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서 질문하면 많이 들릴 답변: 

"그래? 직접 해봤어?"




+ 하나 더 

이 둘 다 마음에 안 들거나, 

'둘 다 해보았는데도 뭔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사람을 위한 supplementary material


1. 과학자가 되는 방법 - 남궁석 

> 진로 고민에 더 유익한 객관적인 상황 제시 문체


2.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엄태웅, 최윤섭,권창현

> 진로 고민 후 보다 진로 결정 직후에 읽기 더 좋은 저자 라인업입니다.


두 책을 추천합니다. 순서대로 추천드려요.




이 답변의 효과?

글쎄요... 일단 인턴 한 친구는 제가 이 책들을 추천했더니 고맙다고 했습니다. 읽어보겠다고.

며칠 뒤에는 해맑은 표정으로 읽고 있다고 했고,

그 후 취업하겠다고 랩을 나갔습니다. (....!) 

왔노라 보았노라 나갔노라


제게 물어보지 않으면 추천해주지 않지만, 읽지 않고도 나가는 인턴도 물론 많습니다.


저는 위의 책들을 모두 읽고, 인턴 경험도 여럿 해보고, 입학도 했습니다. 

이제 졸업이 남았네요! 살려주세요!





생각보다 저는 시간에 쫓기는 것이 싫어서인지 이번에도 11시 훨씬 이전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수요일, 일요일 연재를 지키는 것이 하면 할 수록 생각보다 어렵네요...!

이 세상 모든 연재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대학원생도 이 매거진도 지켜봐 주는 이의 관심과 사랑(♡버튼, 공유, 작가 구독, 매거진 구독, 댓글)을 먹고 자라납니다 :)


작가 구독하시면 시간에 상관 없이 알림이 가요! 헤헤


귀한 주말에 시간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일요일 마무리 되세요!







* 돈이 되는 과학의 기준 (rule of thumb): 

'나 이런 연구 해요!'했을 때 

> 회사가, 사회가,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님께서 들으시고

'오 그래 그거 진짜 중요하다 그런 연구가 우리 경제에 바로 직결되지' 

혹은 '나라도 바로 거기에 돈을 투자하겠다' 싶은 답변이 돌아오는가?

= 네 연구의 아웃풋 바로 팔아서 돈 벌 수 있어?


cover image from

https://madscientist.wordpress.com/2018/07/25/%EA%B3%BC%ED%95%99%EC%9E%90-%EC%97%B0%EC%8A%B5%EC%83%9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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