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딱 하나만 말하자면 이겁니다.
했습니다 학위 논문 심사. 통과!!!!
하고 완전히 뻗어서 수요일 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버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석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2탄입니다.
지난번 글이 추상적인 마음가짐에 중점을 두고 작성했으니,
이어지는 글들은 구체적인 생활팁 세 가지 적어두려 합니다.
적고 나니 너무 길어져서, 분량을 위해 하나씩 잘랐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말이지만, 저는 학부 때 대부분의 일을 데드라인 직전에 했습니다.
영문학과 심리학이 전공이었던 제게 언어 논리라는 세계는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으며,
제 학부 때의 모토는 단 하나였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보자!'
그래서 많은 일을 동시에 해가며... 데드라인에 닥쳐서 했는데, 언제 어디서든 혼자서 생각만 계속하면 발전이 되는 언어 논리의 속성이 저와 정말 잘 맞았던 것인지(?) 좋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운이 억세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에 와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연구는 절대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하!
수리적 사고, 데이터를 다루는 법을 학부 시절, 혹은 (과학) 고등학교, 그 이전부터 배워든 동료들에 비해 저는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이었는데, 미리미리 하는 습관까지 몸에 배어있지 않으니 참 크게 고생했습니다.
지난 글에도 썼든, 결국 연구는 저의 일입니다.
즉, 이는 위험한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결국 대학원생에게 '퇴근'이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회사와 달리, 대학원은 교수님과 계약을 해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면 그날의 할당 양을 채우는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Quora에서 (지금 출처를 못 찾겠는데 찾아서 표기하겠습니다) 박사를 4년 만에 취득한 한 분이 쓰신 글에서는, 입학하자마자 지도교수님께 '내가 대학원 생활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달라'라고 말씀을 구하니 지도교수님께서 '지금 당장 매일 thesis를 조금씩 작성해둬라'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글을 1년 차 때쯤 읽고 충격이었는데, 이 말은 정말 정답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매일 우리는 조금씩 졸업논문이나 퍼블리시를 위한 논문 등,
- 내가 정말 궁금한 질문에 대한 논문을 읽고 미리 논문에 넣을 부분을 문장의 형식으로 정리해두기
[Introduction, Discussion ]
- 데이터를 얻었다면 이 데이터에서 결과를 뽑아 figure를 만드는 코드를 깔끔하게 만들어두기
(새 데이터를 얻으면 그냥 그 raw data만 추가해두면 알아서 읽고 figure 뽑히게)
[Method, Results]
- 지금의 figure/결과에서 말하는 방향을 해석할 수 있는 논문을 읽어두기
[Results, Discussion, Introduction]
- 실험 방법, 분석 방법에 대해서 미리 논문에 넣을 수 있는 표현으로 정리해두기
[Method]
결국 모든 일을 할 때 '이 일이 나의 졸업논문/ 졸업연구(thesis)와 직결되는 일인지 확인하고, 직결되지 않으면아예 하지 말라'는 말을 되새겼네요.
**본질처럼 잘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나...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대학원의 과정이란 궁극적으로 '내가 내 연구에 온전한 책임을 갖고 주도하고, 교수님이나 동료, 연구소 등의 환경은 이를 조언, 서포트하는 역할로 교류하기 위한 연습'이기에 일은 조금이라도 더 할수록 '나'의 발전이 됩니다. 물론 이 동일한 이유로 대학원생은 자나 깨나 연구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대학원생을 휘두르는 폭력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다음에서 다룰 주제와 연관이 됩니다.
석사 과정을 하며 크게 배운 것들에는 이렇게 뻗어버리는 날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 가짐 및 생활 시스템 구축이 포함되어있었는데... 졸업의 우선순위가 너무 높아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약속한 연재가 늦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남은 금요일을 잘 마무리하시고 즐거운 주말을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