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을 허락해주세요.
석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실질편 마지막입니다.
체력이 없으면 정신력이 구호가 된다는 말. 미생에서 감명 깊었는데, 대학원생에게는 반대도 적용이 됩니다.
이전의 글에서 말했듯, '퇴근'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24/7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인 스트레스에 환경의 불운까지 겹치면... 교수님이나 선배님, 포닥 연구원 선생님께 새벽 3-4시에도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온라인/오프라인 미팅을 진행해야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여기에 추가로 더해지는 사소한 고민거리에서 본질적인 고민거리들을 고려하면... 정말로 불면증에 고생하는 대학원생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현상을 겪는 대학원생이 꽤 많이 생겨납니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원만의 문제는 아니라서, 해외 저널에서 간간히 스페셜 이슈로도 나오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기분을 챙기는 법을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뭐든 것을 잊게 하는 취미일 수도 있어요. 월급날에 지르는 옷이나, 친구들과 마시는 술, 음식, 노래방, 인형뽑기, 뜨거운 샤워 후 시원한 맥주 한캔...
한숨 돌리고, 숨을 고른 다음에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는 법.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평생 행복한 삶을 살려고 공부든 일이든 하는건데,
내가 당장 내일을 생각하는 일이 숨막히고, 앞으로도 몇년동안 비참하고 불행할 것 같다면 너무 힘들더라구요.
운동이든, 드라마든, 음악이든, 콘서트, 공연이든 뭐든
'내가 지금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 맛에 살지!'
싶은 일을 꼭 챙겨가며 하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보호하는 일이 설령 숨을 고르기 위해서 잠시 잠수를 타는 일이거나,
달콤하고 맛있어서 살이 찌는 일이거나, 내일의 일을 살짝(?) 방해할 수 있을만큼 이어지는 게임이거나 뭐든 내 숨통을 트이게 하는 일이라면 자신에게 허락하는 법을 연습해주세요.
물론, '아 이 시간동안 내가 연구를 했으면, ㅇㅇ를 했으면 훨씬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자신이 너무 나약한 것 같아/한심한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혹은 자신이 아끼는 반려동물에게 대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대해주세요. '괜찮다고. 넌 쉴 자격이 있다고. 네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고' 자신을 어여삐 여기고 다독여 주시길.
매일의 행복을 챙겨주세요!
이상으로 석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시리즈를 마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오늘은 악몽 없이 깊게 잠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