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니 기다렸다는 듯 봄비가 쏟아졌다
아무튼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런 모토로 매일 10km씩 달린다고 했다. 아무튼,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그의 소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아껴 읽고 있는데, 아마 이 책을 덮고 나서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문장은 이 문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덕분에 비가 언제든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보며, '지금이라도 빨리 달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느지막이 눈 뜨자마자 바나나 한 개를 먹고 달리기를 나섰다. 비록 10km는 달리지 못햐지만,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달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일념으로. 어제는 4km를 달렸으니 나이키 런을 4.5km로 세팅해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발목 부상, 그리고 추운 겨울에 몸이 굳은 이후로 여름과 같은 페이스는 나오지 않았으나, 더 이상 조바심 내거나 무리해서 빨리 달리지 않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쉬지 않고 나의 페이스로 달리는 것. 느리더라도 달리다 보니 나이키 런에서는 4.5km를 다 달렸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직 지치지 않아서, 조금 더 가보고 싶어서, 나는 5km까지는 조금 더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트랙처럼 돌던 루트를 나와 새로운 길로 나섰다. 좋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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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달리기/5km/10km
언젠가는 풀 마라톤. 집에 돌아오니 기다렸다는 듯 봄비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