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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권 Apr 23. 2021

가장 예쁘고 좋은 기억을 주고 싶은 마음

내가 혹은 내게 가장 예쁘고 좋은 기억이 아니라, 너를 위한 순간

'지금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데이트를 하다가 문득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그저 웃으며 미소로 답해줬다. '나도'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을 한다면, 그는 그 말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장면에 그 목소리가 들어있으면 너에게 더 예쁘게 기억될 것 같아서. 


맛있는 빙수를 먹고 마치 오랜 장마 끝에 산책 나온 강아지처럼 파르르 신나 하며 함박 웃는 친구의 표정, 

함께 한강 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리던 자전거, 

열심히 알아본 코스는 날씨 덕분에 고생길로 변했지만 서로 기대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늑했던 버스 안, 

갑자기 몸살이 나서 모든 예약을 취소해야 했지만 엄마가 해준 맛있는 밥을 먹으며 영화를 틀고 엄마와 함께 소파에서 보던 시간. 


데이트가 뭐 별거 있나. 

막 분위기 있고 번쩍이는 장소의 여부, 혹은 얼마나 돈이 들었는지보다도, 그저 네가 조금 더 환하게 웃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이런 시간들 덕분에 살만한 것 같다고 하는 생각으로 이 순간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아주 조금은, 네가 나를 더 좋아했으면 하는 흑심 한 스푼, 너 또한 나와 삶을 더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 정성껏 공들여 만든 시간. 내가 갖고 싶은 혹은 내게 가장 예쁘고 좋은 기억이 아니라, 너를 위한 순간.


네가 내 삶의 일부이기에 정말 행복하다고, 앞으로도 내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행동하는 것.

잊을 수 없이 영원히 반짝이는 조약돌들.

친구들이랑 가족이 많이 보고 싶다.

타지에서 홀로서기하고 있는 우리 모두 화이팅.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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