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보다와 닿는것
아무런 소리 없이 조용히 울었으나, 모두가 쳐다봤다. 지하철 우리가 앉아있던 칸의 사람들. 내 옆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던 너를 제외한 반경 2미터의 사람들이. 울고 있음에도, 가장 가까워야 하는 사이이자 실제로 바로 옆에 앉아있는 네가, 처음 보이는 나의 눈물을 못 알아차린다는 사실은 옆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도 더 외로웠다. 사람의 언어가 통하지 않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애정 하는 대상의 감정에 공명하는데, 그 무엇보다도 말이 잘 통해서 만나는 너에게 나의 감정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은 끔찍하게도 비참했다. 가야 할 역에 가지 못하고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바로 내렸고, 너는 핸드폰에서 눈을 떼야하는 상황에 당황스러워하며 나를 따라 내렸다. 나는 나의 감정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 모두가 알 수 있음에도 옆에서 알아채지조차 못하는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너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앞으로 내 옆에서는 핸드폰을 하지 않겠다고. 그게 너의 해결 방식이었다. 나는 그 정도면 내가 이 관계의 나머지를 위해서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믿었고, 그게 실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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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6
메이트 -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