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al의 클래식 정복기

피아노시절

by Oneal Song

12. 페달링 첫 번째 이야기- 이삭거름 주기


모차르트를 선명하게 인증하는 그림은 발 피아노를 치고 있는 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발 피아노는 페달이 없는 클라비코드와 페달이 달린 피아노 포르테 중간 형태의 건반 악기일 것이다.

(모차르트는 많은 노래를 클라비코드로 만들었다)

모차르트보다 앞선 바흐 시대에도 페달이 없는 발현악기가 주류였다.

바흐 변주곡을 칠 때는 페달링이 없다.

다른 건반 악기들을 제치고 최고 포식자로 진화한 피아노 포르테는 페달이 있다.

피아노 포르테의 최전성기를 연 쇼팽 곡들은 반드시 페달링을 해야 한다.

두 곡을 동시에 연주하면서 나는 피아노의 진화를 체험한다.

바흐를 치면 안 해도 되는 일이 쇼팽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나는 페달링도 물론 어렵다.

‘선생님 발이 너무 아파요. 페달 밟을 때 제 발은 조금 살살 밟아 주세요.부탁드려요’

꼬마 피아니스트는 선생님 클라라에게 몰래 쪽지를 써서 보냈다.

클라라는 페달 연습 때 페달에 올려 논 수강생의 발을 밟는다.

페달이 들어가야 할 정확한 박자를 알려주기 위해 서다.

성질이 급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힘껏 액셀을 밟는다.

나는 아프진 않지만, 깜짝 놀란다.

발을 내려놓고 말해도 좋을 텐데, 발을 올려놓은 채 꼬마가 보낸 편지의 사연을 말한다.

나와 그녀는 까르르 크게 웃는다.

웃음과 함께 한 내 마음이 너무 흡족하다.

성인이라고 봐주는 거 없이 똑같이 가르쳐주는 게 너무 좋다.

학생처럼 더 혹독하게.

‘마치 10년이 지나면 피아노 배운 학생이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물론 10년 지나도 나는 불가능하지만)

더욱 혹독하게.

마음은 늘 알프레드 브렌달이고

영혼은 글렌 굴드다.

안 되더라도 비슷하게는 해 보고 싶다.


가와사키 비료 머신. 마치 화염방사기 같다.

장마가 끝나니 비가 온다.

장마가 지나면 논에 물을 줄이고 슬슬 이삭거름을 줘야 한다.

올해는 내가 직접 거름을 뿌리기로 했다.

고령화된 동네에서는 이삭거름은 안 주거나 농협에서 드론으로 뿌려준다.

마지기당 오천 원만 치면 오십만 원이다.

일당치고는 괜찮은 일당이다.

내가 몸을 쓰면 벌 수 있는 돈이다.

거름 주려고 물 빼놓은 논이, 때 지난 폭우 탓에 물이 많아졌다.

드론으로 뿌리지 않고 거름을 주는 방법은 등에 기계를 짊어지고 논두렁을 타고 무릎을 빠지면서 논바닥을 헤집고 나가야 한다.

기계 무게는 20k 기계에 비료를 채우면 40k

40k 무게를 매고 휘발유 모터의 진동을 견디면 진군해야 한다.

논에 물이 많아서 무릎 아래 깊이에 빠질 발이 무릎 위까지 빠진다.

진흙에 발이 깊게 빠져서 한 발 한 발 걸어가기가 벅차다.

자빠지기라도 하면 벼도 다 망가지고 기계도 망가지고 내 몸도 망가진다.

더 큰 일은 넘어지면 등에 짊어진 40k로 무게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가 없다.

93세 임리 할아버지가 이리 가라 저리 가리 소리친다.

전진도 힘든데 자꾸 돌아본다.

돌아보다 논바닥에 얼굴부터 처박혔다.


표지 사진

-93세 임리 할아버지의 교통수단. 오토바이를 타고 임리 논을 헤맨다.

임리- 사계 김장생의 아들 김집의 사당이 있는 마을.

임리 할아버지는 김장생의 후예인 광산 김 씨 마을에서 살아남은 것을 자랑한다.


2부로 연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