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지구는 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 소절이 있다.
너 없는 지금도 눈부신 하늘과
눈부시게 웃는 사람들
나의 헤어짐을 모르는 세상은
슬프도록 그대로인데
버즈 - [가시]
들을 때마다 감탄하며
차오르는 내 감정이 못내 아쉬워
매번 다시 듣는 부분이다.
노래 맨 첫 부분이라 돌아가기도 참 쉬워서 다행이다.
우울감이 나를 덮쳤을 때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든 것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
침대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도
세상은 여전히 잘만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아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는데
세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하게 돌아가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외로웠다.
특히 매일 돌아오는 아침이 너무 싫었다.
아침마다 눈치 없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떠오르는 태양마저
너무 미웠다.
일어나기 싫어 억지로 자다가 잠에 지쳐 자 본 적도 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세상은 잘만 돌아가고 있음을 의식하는 순간
침대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에 대한 자괴감은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해져
나를 잡아끄는 무력감에 가세하여 자비 없이 짓누른다.
그렇게 무력감과 자괴감의 굴레에 빠져보면
정말 답도 없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는 게 버겁고 힘들어
넘어져 엎어져 있던 나를
가볍게 일어나게 해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잘만 돌아 밉던 세상을
오히려 믿고 늘 하던 대로 알아서 잘 돌도록
놔주는 것이었다.
내가 힘들든 말든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건,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건,
내가 조금은 행복해져도 여전히 잘 돌아갈 것이라는 것.
여태까지 나를 보채고 희생하며
세상을 위해 양보한다고 착각했던
나를 위한 선택과 내 행복을 잠깐 챙겨도
세상은 잘만 돌아갈 것이라는 것.
괜한 책임감 내려놓고
눈치 보지 말고
맞춰주지 말고
오늘만큼은 나에게 집중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세상은 여전히 알아서 잘 돌아간다는 것.
내가 부러워해주지 않아도.
남들처럼 살아주지 않아도.
자꾸 나를 보채려 드는 것들을
잠시나마 살포시 내려놓고 물러서서
나 혼자 살짝쿵 행복해져도
태양은 눈치가 없어 오늘도 번쩍 떠오른다.
어제까지 줬던
세상에 줄 관심을
오늘은 나에게 주자.
그래도 지구는 도니까.
나 하나쯤 행복해져도 세상은 알아서 잘 돌아간다.
혹시 지구가 멈출 때까지 미뤄둘 행복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