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이유
요즘 같이 추운 겨울에
소중한 사람을 만날 때면
그날따라 유독 내 손이 시린 게 신경 쓰여
편의점에 들러 핫팩을 하나씩 산다.
미리 사서 뜯고 흔들어 주머니 속에 넣으면
약속 장소에 가는 동안 따스함이 피어난다.
그녀를 만나자마자 건네주면 고맙다고 덥석 받으며 좋아하는 모습에 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이번 겨울은 너무 일찍 추워져
매번 하나씩 사던 핫팩을 인터넷으로 대량 구매했다.
한 박스가 도착해 신발장 가득 채워두고
가족들에게 나갈 때 하나씩 쓰라고 일렀더니
동생이 좋아하며 어디서 났냐고 물어봤다.
“데이트 갈 때마다 쓰려고 주문하는데 넉넉히 샀어~ “
라는 말에,
“꺄, 언니를 생각한 마음 덕분에 우리도 따뜻해지네! “
어쩜 저리도 무해하고 순수한 몽글몽글한 반응이 있을까
한참을 흐뭇해하다가
문득 든 생각.
아, 따뜻함은 번지는구나.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이 무너져내려 힘들었을 때
나는 유독 책을 찾아다녔다.
마음이 울리는 감동적인 글을 읽으며 위로받고
나와 비슷한 사례를 보며 공감하고 용기를 얻고
이겨낸 경험들을 배우며 도움을 받았다.
책을 읽으며
소중한 문장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다 보니
문득 글이 쓰고 싶어
일정만 적느라 바빴던 다이어리에
하루하루 나와의 대화를 적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글을 읽음과 씀을 통해
나를 채우고만 있었는데,
운동을 좋아해 활발하고 냉정함을 상징하는 상남자 공대생인 나의 글을 쓴다는 고상하고 이색적인 취미 선언에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몇 번 보여줬더니
내 글을 읽고 울림이 있다며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내가 따뜻해지려고 쓴 글에
따스함을 느끼는 것을 보며
내 마음의 겨울에 따뜻함을 전해주신 작가님들이 떠올라
나도 나를 채우는 따뜻함을 나눠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얼떨결에 용기 내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직 글 쓰기가 서툰 공대생이라
맞춤법 검사 기능에 매일 감사하며 용기를 내어 쓰지만
그렇게 따뜻함은 번져 나갔다.
저에게는 글이었듯이,
당신에게 전해졌던 누군가의 따뜻함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