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에게 배운 행복 비결

개 팔자가 상팔자인 이유에 대한 고찰

by 비니하나

우리 집에는 하얗고 복슬 복실한 강아지,

송이가 함께 살고 있다.


같이 산책을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송이를 웃으며 반기고 예뻐해 주신다.


먹고 자고 배출만 하는데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을 받아 행복해 보이는

상팔자보다 부러운 송팔자의 비결은 무엇일까?


단지 귀여움뿐일까


간단하지만 대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질문을

머리에 머금고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것은,


송이는

집에 가까워지는 발소리만 듣고도 벌써 일어나

현관문 앞까지 나와 반겨준다.

혹여나 옆 집 아저씨의 발소리라도

송이는 반길 준비를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반겨준다.


부스럭 소리가 나면

혹시 간식 봉지 소리일까 싶어

귀를 쫑긋 세우고 하던 모든 일을 뒤로하고 달려온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고하다.


기쁘면 웃으며 꼬리를 흔들고,

싫으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 거린다.

졸리면 잠들고, 아프면 깽! 소리를 지른다.


기쁜 척, 슬픈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절대 감정을 숨기는 법이 없다.


우리 집에 사는 어느 누구보다 솔직하다.


송이는 과거에 사무치거나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다.

아무런 후회도, 불안도 없다.

(아마도? 이건 송이에게 물어봐야겠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진심이다.


어느 누구보다 꾸준히 솔직하고, 순수하게,

진심으로 모든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송이는

본견의 삶에 충실할 뿐인데,

어느덧 함께 지내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응원이 된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보다 나에게 솔직하고 진심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스스로 솔직하지 못하고

현재에 진심을 다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내 마음과 감정을 짓누르며

다른 사람 눈치를 보느라 바빴고,

오늘의 행복은 먼 훗날을 위해 미뤘고,

바깥세상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려고

스스로를 꼬집거나 비틀면서 괴롭혀왔다.


그래서 이제라도 나 자신과 단둘이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나와의 시간을 보내며 나에게 솔직해져 보려고 한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던, 그동안 눌러두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내 마음이 참고 있던 말을 들어주려고 한다.


마음 한 구석에 억눌러 쌓아 두었던

참고 버텼던 이야기들을.


누군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던가.


그러니 송이처럼 나에게 솔직해지고, 나에게 진심을 다해 보기로 한다. 앞으로 꾸준히.




송이는 사과도 감자도 심지어 나는 안 먹는 당근마저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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