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서문)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600 페이지의 대장정을 두 달에 걸쳐 드디어 완주했다.
7만 년 전에 일어난 인지혁명(호모 사피엔스) - 1만 2천 년 전 농업혁명 - 5백 년 전 과학혁명의 큰 흐름으로 인류의 역사 전체 기간을 밀도 있게 담아내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읽기는 벅차지만, 치명적인 사실들과 질문들을 던져주며 꾸준히 따라오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몰입감이 좋았다.
20 페이지 가량의 서론만 읽어도 인류의 빅히스토리를 아우르는 파격적인 질문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번 글은 서문에서 발췌한 문구들과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서문조차 3편으로 구성되어 양이 많은데, 첫 파트는 출간 10주년 특별 서문으로 시작하여, 국민국가나 자유시장 등 현 인류의 '상상 속 질서'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다루는 글이 신선하면서도 합리적인 문제제기라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알고 보면 유발 하라리의 글을 읽은 GPT 가 작성해 준 서문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서문으로써의 문제제기가 아주 적절하고 논리적으로 일관성을 띄며 필력이 굉장하다. 인류의 흥미로운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며,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요약문으로 적절하다는 것이 정말 경이롭다. 이와 더불어 한국 독자들을 겨냥한 메시지로 적힌 세 번째 서문 또한 인상 깊었다 (사피엔스가 가장 잘 팔린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라고 한다).
"인류가 이전의 도구들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도구에게 스스로의 용도를 결정할 능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결정권은 언제나 인류의 특권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그 특권에 대한 도전이 가능하다."
기계는 장치를 조립한 사람보다 세졌고,
AI는 코드를 짠 사람보다 똑똑해졌다.
사람보다 뛰어난 물리력과 지능이 합쳐진다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만의 고유 능력은 무엇일까?
"인공지능은 인류의 도구로 계속 남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그들의 도구가 될 것인가?
아직 행복과 불행의 진짜 근원을 이해하지 못한 인류.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호모 사피엔스를 가장 간단히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이야기하는 동물'로 보는 것이다.
인간은 신과 국가와 기업에 대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이런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자 삶에 의미를 주는 원천이 된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지만 또한 더 많은 허구를 믿는다. 오직 인간만이 이야기 탓에 서로를 살해하고, 양측이 함께 믿을 수 있는 공통의 이야기 덕에 공동체가 된다.
그 대표적인 집단 환상은 국가, 종교, 화폐이다.
출구 없는 기술 지옥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믿을 것인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죽은 자들의 꿈 안에 갇혀 있다. 하지만 역사를 연구하면 출구가 보일 수 있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며, 결국 이 이야기들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결국 인류라는 집단으로서든, 인간이라는 개인으로서든, 우리의 과제는
어떤 이야기를 믿을 것인가?
어떤 이야기 속에 살아갈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볼 것인가?
이 질문이 곧 개인 삶의 목표와 방식을 정하는 질문이 아닐까.
"모든 생명은 유기체라는 한계 속에 자연선택 법칙을 따르면서 진화했다.
이제 인간은 과학을 통해 자연선택을 지적설계로 대체하고, 유기체가 아닌 생명을 만들고 있다.
역사 과정 동안 수많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혁명이 존재했지만 인간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유전공학, 나노기술, 사이보그 혁명으로 인간의 몸과 마음도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최근 인류는 죽음이 기술적인 문제라고 재정의하여 과학은 모든 기술적 문제에 모종의 기술적 해결책이 있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인간이 경제적으로 쓸모가 없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난한 자와 부자간에 진정한 생물학적 격차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직면한 딜레마를 더욱 압축해서 보여주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치솟은 국가 경제력과 동반된 자살률, 뒤처진 행복도 조사 결과.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역적 사례. 기술은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고, 마침내 사람들이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사실"
한국인으로서 30년간 살아보며 실감되는 사회적 문제로는
남북 분단(국방), 저출산, 자살률, 빈부격차, 지방소멸 등이 있다.
그런데 이야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기술에 있어, 각 개인은 어디까지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가?
그 책임감은 어디에서, 무엇으로부터 유발되는가?
그리고 그 책임감을 발판으로 우리는 어떤 행동까지, 관여가 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