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인간] 스페인④: 바르셀로나

by onebirdme


스페인 여행기 3편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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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기 전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유명한 클럽을 가려고 야심 차게 계획을 했던 우리는 체력 이슈로 바로 내려놓고 바르셀로나의 밤을 나름대로 둘의 열정으로 가득 즐겨보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흥겹게 웃었던 전 날의 저녁이 오히려 더 좋았다!


다음 날, 아침에 드디어 조식을 먹었다. 우리에게 조식이란... 잠보다 덜 중요한 것이었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제대로 보내는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보았다.


* 밥시간이 아니라도 눈길이 갔던 공간


채비를 마치고 오늘은 까사 바트요와 까사 밀라를 투어하기로 했다.

오늘의 바르셀로나 날씨도 맑음. 숙소에서 10여분 정도 걷다 보니 까사 밀라가 나타났다. 다시 생각해봐도 숙소 위치가 최고다.


* 힘차게 오늘 일정 시-작!


아침인데도 까사 바트요를 보려는 사람들도 주변이 북적북적했다.

추가로 보통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투어를 정말 많이 하는데, 우리는 우르르 몰려다는 걸 선호하지 않아 투어라이브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했다. 현장감은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덕분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알차게 들을 수 있어 만족했다.


* 가까이에서 보고~ 멀리서 보고~


집주인인 바트요가 옆집보다 더 화려하게 만들어달라고 가우디에게 의뢰해서 재탄생한 까사 바트요다. 옆집도 못지않게 휘황찬란한데 까사 바트요가 넘사라 확실히 눈이 가긴 한다. 현재는 츄파춥스 사장님이 건물주라는 사실~


몬블랑크(카탈루냐 남부)에서, 한 용이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며 매일 추첨을 통해 선택된 한 사람의 희생을 요구했습니다. 불행이 공주에게 닥쳤지만, 바로 그때, 산트 조르디라는 용감한 기사가 용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했습니다. 용의 피가 떨어진 땅에서는 붉은 장미가 가득한 장미 덤불이 자랐습니다. 산트 조르디는 승리를 거두고 한 송이 장미를 꺾어 공주에게 선물했습니다.

* 출처: 카사 바트요 공식 홈페이지(https://www.casabatllo.es/ko/saint-georges-day/)


용의 비닐과 십자가의 검, 꽃봉오리 모양의 발코니(공주의 방), 용에게 희생된 해골들.. 산 조르디의 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건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더 재밌게 느껴진다. 매년 4월 23일, 산 조르디 축제가 열리는데, 이때 여성은 남성에게 책은, 남성은 여성에게 꽃을 선물한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에 다시 갈 땐, 빨간 장미가 가득한 카사 바트요를 보고 싶다(반드시 4월에 가겠다는 소리).


* 9월의 까사 바트요


몇 걸음 안 가서 금방 다음 코스인 카사 밀라에 도착했다. 화려한 모습의 카사 바트요와는 완전 다른 모습의 카사 밀라. 몬세라트의 암벽을 모티브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라 페드레라(La Pedrera, 카탈루냐어로 ‘채석장’을 의미)라는 별칭이 더 많이 불리는 것 같다.


* 딱 봐도 채석장 스타일


사실 나도 도착하자마자 "엥? 이게 뭐야?"라는 적지 않은 실망감이 밀려오기도 했고 이전의 카사 바트요와는 다르게 구석구석 잘 살펴보지도 않았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아, 조금 더 잘 보고 담아 올걸!'이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웃픈 사실은 카사 밀라를 보러 온 관광객들만 이런 감정을 갖는 게 아니었다. 그 당시 바르셀로나 시민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한다.


* 옥상의 조형물들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살바도르 달리가 생각난다.


카사 밀라는 종교 그 자체였다. 특히 가우디는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모 마리아상을 올려두고 싶어 했는데, 밀라 가족, 시민들의 반대로 꿈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예술가로서의 신념과 추진력, 건물의 주인으로서의 답답함과 분노, 무엇이 옳은 방향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카사 밀라였다.



가우디의 남은 2개의 'CASA' 투어를 마치고 LA CHINATA(라치나타)에 기념품을 사러 갔다. 구글 지도로 찾아보니 르셀로나 시내에 몇 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숙소 가는 길에 편하게 들러서 살 수 있는 매장을 찾았다.


https://maps.app.goo.gl/f5aJEnHVZwoFULrdA


내가 산 기념품은 스프레이 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립밤! 프랑스로 넘어가는 일정이 있었기에 부피가 큰 물건들을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웠던 찰나에 안성맞춤으로 잘 샀다. 스프레이 오일과 립밤은 직접 사용하 중인데 아주 만족스럽기도 하고 특히 립밤은 선물용으로 강력추천이다.


* 쇼핑하느라 정신없어서 외부 사진만 남아있다는 사실...ㅎ


잠시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우리는 바로 라 보케리아 시장으로 갔다. 역시 유명한 만큼 시장 입구부터 곳곳이 인파로 북적였다.


* 사람들도 붐비던 보케리아 시장


사람들 틈 사이에서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본격적으로 시장을 구경했다. 정렬된 과일들의 색감은 사진으로 봐도 눈이 편안하고 무엇을 먹을지 계속 입맛을 다시며 돌아다녔던 것 같다. 우선 보케리아에 오면 꼭 마셔야 하는 생과일주스 시원하게 들이켜주고, 돌아다니다 보니 문어구이가 눈에 들어와서 바로 사보았다. 시장 한 귀퉁이에 서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 보고 맛보고 즐기고


시장을 다 둘러보고 나와서 람블라스 거리로 다시 나갔다. 가는 와중에 바로 앞에서 펴대는 대마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속이 울렁거려서 잠시 쉬었다 가는 에피소드도 생각이 난다. 스페인 전통과자인 뚜론을 사러 비센스(Vicens) 매장에 가서 큰 손 마냥 구매를 했더니 왕 큰 뚜론도 서비스로 받았다.


* 큰 손 두 명 왔다 갑니다.


여행지에 가면 마그넷을 꼭 사는 편인데 바르셀로나에서는 예쁜 것도 없고 비싸기만 해서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 람블라스 거리를 다니며 옷 구경도 하고 비웃방울에 신난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났다.



람블라스 거리 구경까지 마친 후, 스페인의 대표 쇼핑리스트 중 하나인 리오하 와인을 구매하러 마트에 갔다. 리오하(Rioja) 와인은 스페인 리오하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생산된다고 한다. 와알못이지만 리오하 와인이면 믿고 산다고 해서 레드로 1병을 구매했다.


* 쇼핑에 미치면 사진이 이렇게나 없습니다.


다시 숙소 근처로 넘어와서 대망의 한식을 먹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계속 순두부찌개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드디어 먹을 수 있다니! 우리가 간 곳은 하나(HANA)식당. 음식이 나오자마자 감격하면서 흡입했다.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먹는 순두부찌개 맛과는 좀 다르긴 한데 아무렴..! 한식을 먹는 그 자체에 감사하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다.


* 귀하디 귀했던 한식


든든히 배를 채우고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밤 일정으로 개선문 야경을 보러 갔다. 개선문은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지었다고 한다. 파리의 개선문과는 다른 느낌인데 뭐랄까, 더 담백하다고 해야 하나? 나름의 멋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공원에 있어서 벤치에 앉아 개선문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특별하게 기억이 되기도 한다.


* 바르셀로나 개선문에서 마지막 밤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카사 바트요 야경까지 완벽했던 바르셀로나. 진짜 마무리!

* 볼수록 더 좋았던 카사 바트요

여전히 바르셀로나를 생각하면 즐거웠던 기억으로 가득해서 웃음만 나온다. 바르셀로나는 두 번째 여행인데, 여전히도 이곳은 활기가 넘치고 자유로우면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여러 이유로 좋아했던 스페인이라 갈수록 더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다시 만날 그날을 또 기약하며, 다음 여행지를 위해 우리는 또 길을 나섰다.


* 자, 이제 니스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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