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다녀온 지 어느덧 10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도 니스를 생각하면 몸속에서 몽돌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 같다. 숙소에서 보냈던 시간들, 마세나 광장, 니스해변, 올드타운.. 보고 느끼고 즐겼던 모든 것들이 넘치도록 따스했고 적당히 유쾌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넘짓 걸려 니스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오자마자 혼란 그 자체였다. 우선 어디서 어떻게 트램을 타는지부터가 난관이었다. 블로그와 구글맵의 도움을 구해도 알 수가 없어 30분을 또 헤매다가 아무 트램을 탔는데 역시나 잘못 탔다! 그래서 2 정거장만에 내려서 다시 티켓도 제대로 끊고 숙소 근처까지 가는 트램도 어찌어찌 잘 탔다. 어떻게 갔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운이 좋았던 걸로!
* 고생길에도 불구하고.. I LOVE NICE!
이미 반 녹초가 된 채로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아 터덜터덜 걸었는데, 하필 또 셀프체크인이라 숙소키를 찾는 게 거의 보물 찾기였다ㅋㅋㅋㅋ 이때에는 정말 힘들어서 울기 직전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저 웃기기만 하다. 이래서 고생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되나 보다.
* 보물찾기 니스판
유럽에서만 느낄 수 있는 중세적인 반자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비로소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숙소는 중심가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오히려 한적해서 좋았고 니스의 구석구석을 거닐며 느낄 수 있어 더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말라가와 니스 같은 휴양지에서 테라스를 포기할 수 없어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는데, 이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
* 휴양지는 무조건 에어비앤비
짐을 내려놓고 필요한 물과 맥주를 사러 갔는데 하필 휴일이라 마트가 문을 닫았다. 급한 대로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 같은 곳에서 구매를 하고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휴일보장은 역시 프랑스가 최강인 듯하다. 바르셀로나에서 못했던 빨래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늦은 오후에 시내를 둘러보러 나섰다.
* 오픈한 마트찾기 절망편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어, 특유의 한적함과 여유가 느껴져 본격적인 프랑스 여행의 시작임이 실감이 났다.
* 니스 시내가는 길
길거리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니스의 대표명소인 마세나 광장에 도착했다. 핑크색 백화점 건물과 주황빛의 노을이 더해지니 이 광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람은 많은데 붐비는 느낌이 전혀 없어서 더 새롭기도 했다.
* 노을빛으로 더 아름다워진 마세나 광장
우리는 머물던 광장을 지나 해변가로 향했다. 정말이지 시간 타이밍이 기가 막혔고 우리가 바라본 모든 풍경은 예술이었다. 사진을 보면 카메라에 다 담기지 못했던 풍경도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시원하면서 잔잔하게 울려댔던 파도 소리도 귀에 맴돈다. 혹시나 싶어 가져온 큰 타월 덕분에 바닷가에 앉아서 꽤 오랫동안 감상에 젖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마지막날에 다시 오기로 하고 머문 자리를 정리했다.
* 예술 그 자체. 이건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
해변 길을 걷고 걸어 어느덧 포토 스팟에 다다랐다. I LOVE NICE는 못 참지~ 니스에 왔으니 기념사진을 서둘러 찍고 캐슬힐(니스 전망대)에 올라갔다. 20분 정도를 헥헥거리며 올라가니 니스의 멋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가 지는 중이었고 심지어 버스킹연주 덕분에 더 낭만이 가득해져 정말 행운이었다.(눈물 찔끔 난 건 안 비밀)
* 캐슬힐에서 낭만 한 가득
컴컴해진 니스의 밤까지 보고 캐슬힐에서 내려와 숙소로 가는 길, 기분도 몽글몽글하고 올드타운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활발해서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서둘러 스캔을 하다가 Barbacane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칵테일 2잔과 나초, 과카몰리를 주문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어떤 단체팀이 와서 무슨 묘기도 선보이는데 굉장히 재밌었다. 돈 내라고 할까 봐 사진은 못 찍었다ㅋㅋㅋㅋ
심지어 여기 일하시는 분이 우리가 현금 냈는데 팁으로 준 줄 알고 오해한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그 마저도 진짜 웃겼다.
* 나는 알콜(프리 X) 근데 취해~~~
알딸딸해진 채로 니스 올드타운을 지나 마세나 광장에서 피아노 연주하는 것도 듣기도 하고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 숙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연주
내가 경험했던 프랑스는 저녁 8시면 모든 문을 닫고 조용한 느낌이었는데 다시 간 지금은 전혀 달랐다. 되려 밤에 더 도시가 살아난 느낌이랄까?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그 안에서 우리의 스타일대로 즐길 수 있어 오히려 더 좋았던 니스에서의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