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인간] 프랑스②: 니스

by onebirdme

니스 여행기 1편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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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에서의 둘째 날, 푹 자고 일어나서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유럽에 와서 꽤나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으나 흔히들 얘기하는 한국인의 스케줄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프랑스에 왔으면 무조건 빵이지! 운이 좋게도 바로 앞 건물에 평점이 높은 카페가 있어 고민 없이 SIMPLE Epicerie fine로 향했다.


깔끔하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인테리어부터 맘에 쏙 들었다.

* 장미와 벨벳쇼파의 조화로움이란


우리는 아메리칸 팬케익과 뱅오쇼콜라, 음료를 주문했는데 모두 맛있었다! 팬케익에 올라간 과일들이 달고 새콤해서 더 조화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뱅오쇼콜라는 역시나 믿고 먹는 프랑스의 대표 빵이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으니까 인스타그램에 꼭 올려달라고 했던 유쾌한 사장님들도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시각과 미각의 즐거움을 가득 느끼고 나와서 즉흥으로 니스 근교 여행을 가기로 했다. 칸을 다녀올까, 생폴드방스를 다녀올까 고민하다가 생폴드방스를 다녀오기로 결정!

당연히 우리가 다녀올 표는 남아있겠지 싶은 마음으로 기차역에 갔으나 놀랍게도 매진이었다. 다행히 버스로도 갈 수가 있어서 구글지도에 뇌를 맡긴 채 무사히 버스를 타고 생폴드방스로 향했다.

* 생폴드방스 가려면 무조건 예약 필수(메모메모)


중간에 Cagnes-sur-Mer라는 곳에 내려서 환승을 해야 했는데, 지도와 다르게 나와서 헤매고 헤매다 제대로 된 655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여전히 어떻게 찾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도에 나온 방향과 버스노선표를 보고 감으로 갔던 것 같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더 달려서 드디어 생폴드방스에 도착을 했다.

* 샤갈이 사랑한 생폴드방스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마을, 생폴드방스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처럼 되어있는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하면 더 오래 걸리겠지만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감을 주는 입구, 좁은 터널길을 지나 펼쳐지는 중세적인 분위기와 초록초록함이 이곳의 여유로움을 온전히 느끼게 만든다.

* 중세 느낌 가득한 예술거리를 거닐며


골목골목마다 예술작품과 공예품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폴드방스 자체가 그림이라 유독 더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했던 것 같다.

* 그림 같은 생폴드방스


생폴드방스를 2바퀴 정도 돌아보고 마르크 샤갈 무덤도 찾아보았다. 샤갈이 왜 이곳을 그렇게도 애정으로 가득 채우고 노년을 보냈는지 알 것도 같다.

* MARC CHAGALL, 1887-1985


바깥에서 자리 잡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다가온 귀여운 강아지 덕분에 더 힐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아지들이 유독 나를 많이 찾아오는데,, 여기서도 먹히나 보다^^

* 강아지~ 귀~여워~~<3


생폴드방스 여행을 마치고 우당탕탕 버스를 타서 무사히 니스에 도착했다. 분명 니스도 여행지인데(심지어 온 지 이틀차), 근교 조금 다녀왔다고 새삼 반갑고 안정감이 든다. 니스뿐만이 아니라 여행을 할 때마다 숙소 근처만 다와가도 왜인지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 집이다!’하면서 입 밖으로 소리를 낼 때도 있다. 그 감정이 좋기도 하고 여전히 신기하다.


바로 숙소로 가기 아쉬워서 니스 올드타운을 갔다. 확실히 사람이 붐비기도 하고 밤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활기로움이 곳곳에 스며있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젤라또를 사먹었는데, 받자마자 녹아내려서 허겁지겁 먹고ㅋㅋㅋㅋ 지나가다가 골동품 플리마켓도 구경했다.

* 10초컷 젤라또와 저절로 눈길이 가던 플리마켓


그리고 내일이 예히의 생일이라 근처 괜찮은 빵집에 들러 프랑스 전통 디저트인 플랑을 구매했다. 처음에 치즈케익인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맛이었다. 오히려 촉촉함 가득한 에그타르트 맛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 플랑을 맛보았습니다.



[니스에서의 마지막 날]

전 날 여정이 꽤 피곤했는지 눈 뜨니 아침이다. 숙소에 오자마자 저녁 먹고 씻고 누워서 생일이 다가오길 기다렸는데, 그대로 둘 다 잠들어버렸다ㅋㅋㅋㅋ

덕분에 오늘의 체력 보충 완료! 좋은 컨디션으로 짐을 챙겨 숙소 체크아웃을 했다.

* 눈 뜨니 왜 아침이야?


우리는 니스에서 파리까지 야간열차를 타고 가는 일정이기에 이 날 하루를 꽉 채워서 니스를 즐길 수 있었다.

전 날에 ‘Nannybag'이라는 어플을 통해 짐보관 서비스를 예약하고 니스역 근처에 있는 가까운 호텔에 유료로 짐을 보관했다. 호텔 주인이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와서 뭔가 싶었는데 20-30분 정도 기다리니 나오셨다. 역시 유럽은 기다림! 그래도 어플로 예약하고 비교적 싼 비용에 짐을 보관할 수 있어 갈수록 더 여행하기 편리한 세상이구나 싶다.

* 5유로만 내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답니다!


홀가분해진 몸과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예히의 생일이기에 한국에서부터 유일하게 예약했던 ‘Le galet'에 도착했다.

* 니스 여행 중 제일 잘한 일=르갈렛 예약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오션뷰와 쏟아지는 햇빛에 감탄만 연신 쏟아냈다. 직원분들이 식사 중이라 잠시 기다려야 했는데, 오히려 경치를 맘껏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는 랍스터 파스타와 해산물 튀김(Crispy fried seafood combination)을 주문했다. 진심 100%로 이건 그냥 미쳤다.

* 니스 최고의 식당. 해산물 튀김 또 먹고싶다ㅠㅠ


예전에는 여행하면서 음식도 아무 데서나 아무거나 먹기도 하고 굳이 찾아다니면서 먹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사실 지금도 조금 그런 편이지만), 왜 사람들이 그렇게 예약을 하고 좋은 식당을 찾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푸른 바다를 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이 순간이 여전히도 나에게 행복을, 잘 살아갈 힘을 준다.


마음도 풍족해지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바로 니스 해변으로 갔다. 첫날에 이곳에서 앉아 일몰을 본 순간부터 오늘의 일정은 해변에서 여유 즐기기였다 에펠탑에서 사용할 돗자리를 니스해변에서 펼치고 앉아, 어제 산 플랑과 추천받은 레드 와인으로 예히의 생일을 축하했다.

* 생일 축하했어!


그리고 기분 좋게 레드와인을 적시며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헤르만헤세의 나무들을 읽다가 알쓰의 기운으로 딥슬립을 한 나...* 자고 일어나 보니 웬열, 중목까지 오는 양말을 신어 그대로 타버린 것이었다! 나는 왜 안 깨웠냐며 징징거리고 예히는 엄청 웃기만 하고ㅋㅋㅋㅋㅋ 9개월이 지난 지금도 니스의 흔적이 다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 시작은 좋았으나...


웃픈 추억까지 더해져서 더 강렬했던, 나름의 방식대로 자유로움과 여유를 즐기던 니스의 바다는 낭만 그 자체다.

* 완벽한 니스에서의 2박 3일


낭만을 잔뜩 품고 어느덧 야간열차를 탈 시간이 되어, 다시 호텔로 돌아가 맡겨둔 짐을 찾았다. 가기 전에 니스 교통카드를 반납하고 보증금을 받아야 하는데 줄이 엄청 길어서 포기하고 갈까 싶은 찰나에 어떤 친절한 현지인이 도와줘서 무사히 해결했다. 여전히 감사합니다..!

* 야간열차 타고 파리로 갑니다.

역에 도착해서 야간열차를 타기 전, 미리 블로그에 찾아본 대로 유료 화장실에 가서 간단히 세면을 했다. 1유로가 주는 행복이란~ 샤워를 못하면 못 자는 편이라 한국에서 일회용 젖은 샤워타월을 갖고 온 게 신의 한 수였다. 개운하게 정돈하고 야무지게 간식도 사서 야간열차에 탑승했다.

* 야무지게 준비하고 열차 탑승



여행의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돌이켜보니, 니스에서 얻은 즐거움들이 스페인 여행에 가려져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니스는 포용적이면서도 자유롭기도 하고, 활기가 넘치면서도 평온한 도시이다.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지 않는 니스에서의 2박 3일, 좋은 기억들로 가득 채워서 더 감사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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