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건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풋풋해지고 더 자비스러워지고
저 아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지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르는 겁니다.
누구나 자기 집에 도자기 한두 점 놓아두고 싶고 좋은 그림 걸어 두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면 거기 그림이 있는지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소유란 그런 거예요. 손안에 넣는 순간 흥미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단지 바라보는 것은 아무 부담 없이 보면서 오래도록 즐길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은 없지만 박물관에 가서 좋은 그림들을 보고 나면 기분이 참 좋아져요.
시시한 사람 몇 명 만난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만일 그것들이 내 소유였다면 잘 보관하고 도둑맞지 않게 간수하느라고
그렇게 바라볼 여유가 없을 거예요. 거기 그렇게 있기 때문에 나는 필요할 때
눈만 가지고 가서 보고 즐기면 되는 겁니다.
그런 낙천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보는 눈만 있으면 자기 것을 가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여유 있게 그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요.
소유하려 들면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사라집니다.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야 해요.
《 최인호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중 / 법정스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