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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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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Nov 12. 2015

아무 것도 아니다

나의 수능 이야기


별로 떨리진 않았지만 비장한 각오로 모든 행운을 기도하며 시험장에 들어갔던 수능시험날

언어영역은 읽고 푸는 거니 부담 없이 풀었는데, 평소 모의고사 볼 때보다 시간이 남아 처음부터 신중하게 다시 읽어보며 정답을 확인했다. 이젠 됐다 싶어 OMR 카드에 마킹을 시작했는데


칸이 이상하게 남아 확인해보니 맨 뒷장을 보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에잇


수리영역은 시험지 한 귀퉁이를 잘라 정확한 매의 눈으로 자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직접 문제를 그려가면서 열심히 풀다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수면 보충을 하기로 한다.




추웠지만 맑은 공기를 마실 겸 친구들과 점심은 학교 운동장에서 먹었는데, '많이 먹으면 졸리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약밥을 한 팩 싸주셔 그것만 오물오물 씹어먹었다.


내가 지원할 대학은 언어, 사회, 외국어만 중요했기 때문에 수리와 마찬가지로 과학탐구는 과감히 버리고 모든 시간을 사회탐구영역을 푸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외국어 영역 듣기 평가 시간

옆에 앉은 다른 학교 수험생이 다리를 계속 떠는 걸 '하지 말라고'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문제를 놓쳤다. 에잇


그렇게 모든 시험시간은 끝이 났고. 긴장은 안 했었는데 뭔가 허탈하니 너덜너덜 집으로 갔던 그날, 지금은 뭐가 맞고 틀렸는지 기억도 안 난다.




어릴 땐 방학숙제가 밀리면 세상 끝난 것처럼 걱정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듯이, 수능도 지금은 인생에서 뭔가 큰 결정이 난 것 같지만 사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전 수능은 잘 못 봤어도 행복하게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부디 망쳤어도, 실수했어도, 만족스럽지 못해도!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니 이제 신나게 노세요!!


수험생 여러분 오늘 시험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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