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대학 졸업하고 몇 해는 큰 도로와 빌딩들로 이루어진 지역에서 일을 했는데
최근엔 아기자기하게 작은 집들이 모여 골목길을 형성하고 있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어,
출퇴근 때나 일하다 잠깐 산책할 때 구석구석 보며 이런저런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오늘도 출근길에 이리저리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다 보니 문득 대학생 때 유럽과 인도로 배낭여행을 했던 게 떠올랐다.
유럽은 도시 위주로 다니다 보니 문화 차이를 크게 느끼진 못한 반면, 인도는 그냥 눈뜨면 다 생소하고 거리거리가 다 볼거리였는데 특히 여러 동물이 울타리 너머에 있는 게 아니라 길에 함께 살고 있어 걷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게 우리나라에선 겪어볼 수 없던 신선한 경험이었다.
좁은 골목길 가운데 떡하니 앉아있거나 내 앞이나 뒤에서 걸어오는 경우엔 정말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지나가야 되나 도망가야 되나 꿈쩍도 않고 어슬렁어슬렁 말도 없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나라에도 있구나
생각이 뚝 끊기는 당황스러운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