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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나 있을까.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보고...

by Unsalty Salt

오랜만에 시간이 남아 집에서 영화 한 편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저 정처 없이 영화 섹션을 돌리던 중, 티모시 샬라메가 나와서 보기로 결정하였다. 사진들은 영화 공식 트레일러에서 캡처하였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뉴욕 상류층의 어느 한 청년인 개츠비는 대학을 다니는데, 애리조나 은행가의 딸 애슐리와 '낭만 있는'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지고 결국 사귀게 된다.

애슐리는 교내 신문사 기자인데 마침 맨해튼에서 존경하는 영화감독인 롤란 팔라드 인터뷰를 잡게 되고, 개츠비는 같이 가서 자신의 본고지인 맨해튼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기로 한다. 개츠비는 좋은 호텔을 시작으로 데이트 코스를 예약해 놨지만, 애슐리의 인터뷰는 점점 더 길어진다.

개츠비는 개츠비대로 돌아다니면서 동창들도 만나고, 원치 않았던 가족들도 만나게 되어 가족 모임에도 애슐리와 함께 참석한다고 약속하게 된다. 그중 전 여자 친구 동생과 촬영하면서 키스도 하게 되고, 비를 맞아 집에도 잠시 들어가고, 박물관도 같이 가면서 뉴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이야기하게 된다.

엄마가 주최하는 파티에 가야 하지만 애슐리가 연락이 되지 않아 '애스코트 서비스' 여성에게 돈을 주고 여자친구 역할극을 부탁하였지만, 엄마한테 단번에 들켜버리고 비밀마저 듣게 된다. 그렇게 그는 밤에 호텔에 돌아온다.

그러던 와중에 애슐리는 인터뷰하다가 신작 시사에 가게 되고, 파티에 초대받았다가, 영화 촬영장에서 배우와 눈이 맞아 파파라치한테 찍히면서 식당에서 저녁 후에 집까지 가서 잠자리를 가지려고 하지만, 사귀던 여자가 예정보다 일찍 집에 들어와 버려 옷은 찾지도 못한 채 외투만 걸치고 호텔에 밤에 어찌어찌 돌아와 드디어 개츠비를 만난다. 그렇게 각자 보낸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마지막 데이트 코스인 센트럴파크에서 마차를 탄다. 비가 내리고, 개츠비는 무엇인가 깨닫고 마차에서 내리면서 결별을 통보한다. '막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전여자 친구 동생과 뉴욕에서의 낭만을 공유했던 그 상황 그대로 결국 그 둘은 만나게 된다.


이 영화를 결정할 당시 감독이 우디 앨런인지도 몰랐고, 우디 앨런의 발언들이나 과거 행적도 잘 알지 못했다. 극 중에서 나이 든 영화감독, 배우가 젊은 여대생에게 잘해주고, 그중 배우는 결국 잠자리를 원했던 것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과 오버랩되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다.

낭만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미드 나잇 인 파리'를 떠올렸는데 같은 감독의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차이는 이 작품에서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지금 순간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미드 나잇 인 파리'와 다른 점일 것이다. 어쩌면 그가 상류층이기에 맘 편하게 포커치고 경마하면서 돈 따서 즐기는 그 낭만은 어쩌면 그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같은 상류층이더라도 결국 다른 지역의 유지가 아닌 그 낭만을 공유할 수 있는 맨해튼의 상류층의 사람과 더 통할 수밖에 없는 '그사세'의 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았다.

과연 낭만은 특정한 시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있는 매 순간이 낭만적이게 될 수는 없을까. 낭만으로 시작해서 낭만으로 끝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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