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에 큰 관심이 없다. 특히 현대 미술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있어, 더욱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 그렇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욱 크다. 작년에 한국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나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 등 될 수 있으면 자주 미술관을 가보려고 하고 있다. (이 글의 이미지는 모두 내가 간 전시들에서 내가 찍은 사진들이다)
마이리치오 카텔란 전시 @리움 미술관
다양한 전시회를 다니다 보니 뻔해 보이는 작품들도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설명을 읽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몇몇 작품들은 기괴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데이비드 호크니전 @서울시립미술관
이러한 나에게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라는 제목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구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어쩌면 매우 '현대적'이라고 느껴진다. 목차는 매우 간단하다. A부터 Z까지 각 알파벳 별로 하나별로 현대 미술의 특성을 설명한다. 설명하는 와중에 다른 목차의 개념이 들어있는 경우에는 마치 설문조사처럼 해당 알파벳으로 이동할 수 있게 적어놨다. (재밌는 구성이나, 실제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읽지는 않았다.)
상설 전시 @The Broad
예술이라는 것은 필연적 이게도 역사적으로 과학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우리가 전통적인 소재라고 생각하는 오일, 캔버스, 잉크부터 대리석, 청동까지 과학이 발달하면서 예술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현대에 와서 미디어, 영상, 퍼포먼스부터 아이디어까지 모두 예술의 범주로 들어가게 되었다. 카메라의 발명, 두 번의 세계대전, 냉전, 인터넷의 발명 등등 예술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만큼 현대미술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대의 모습을 나타나게 된다. 예술가 스스로 하나의 객체로 되는 작품도, 관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작품도 있다. 엄청 작은 작품부터 야외의 여러 영역까지 있는 거대한 작품까지 모두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이 책에서 예술작품이란, 하나의 제안으로 설명한다. 하나의 작품이 있을 때, 이것이 예술이 될 수도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상설 전시 @The Broad
이 책은 단순하게 예술학적인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오히려 예술을 하나의 큰 산업으로 보고 그 산업의 여러 부분들을 보여주고 설명하고 있다. 갤러리는 작품의 투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미술 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술관도 작품들을 매입하여 소장 및 전시뿐 아니라 작품들을 관리, 보수, 유지까지 하는 것을 담당한다. 즉, 미술관의 매입 대상이 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보존적 가치가 있다는 의미도 가지게 된다. 주기적으로 있는 국제전시, 권위가 있는 미술상들도 하나의 거대산업이 돼버렸다. 예술 작품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결국 자본의 흐름으로 이어지게 된다. 단순하게 소유권을 사고파는 과정부터 작품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모든 과정 속까지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모습들이 현대미술의 큰 부분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예상외로 현대 미술 작품이나 흐름이 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현대 미술을 거시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