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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alty Salt Jul 19. 2024

청첩장 모임의 음식이 이 정도라면, 본 결혼식은...?

'제미'에 다녀와서...

학창 시절 친했던 사람 두 명이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 연락이 와서 축하해 줬는 게 갑자기 사회를 봐달라는 부탁을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거듭된 부탁에 결국 수락하였다. 그리고 청첩장이 나왔다고 하여, 예비부부랑 함께 식사하기로 해서 이곳에 초청받게 되었다.

3-4팀이 들어가는 작은 규모의 파인다이닝이었다. 또, 테이블 간 거리도 여유로워서 더욱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예약했던 인원이 다 도착을 하게 되면 코스는 시작하게 된다. 메뉴 하나하나 들어가는 재료와 음식 포인트를 잘 설명해 주셨다. 음식을 설명을 들으면서 먹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모르면, '맛있다', '부드럽다' 등 표현이 1차원적이지만 설명을 듣고 먹게 되면 더 느끼는 지점들이 다채로워진다. 음식이 바뀌면 커트러리도 함께 바꿔주시기 때문에 음식마다 첫 입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아뮤즈 부쉬(Amuse-Bouche) : 메인 식사 전에 가장 먼저 제공되는 한 입 거리 음식

양파/관자

마치 롤리폴리처럼 바삭하게 구워진 양파 원기둥 안에 다진 관자가 들어가 있다. 밑에는 양파크림소스와 조화도 좋았다.

구제르/ 에멘탈

마치 홈런볼과 같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페스트리 요리인 구제르가 납작하게 구워진 에멘탈 치즈가 올려진 채로 제공된다. 치즈 특유의 짭짤함과 고소함이 잘 어우러졌다.

두 메뉴 모두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같이 제공하며 입 안에서 촉각도 다양하게 만들었다. 과자와 같은 느낌을 줘서 본능적으로 단 맛을 상상하게 되지만 오히려 다른 맛을 제공함으로써 오는 재미도 있어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데는 성공적이었다.


앙트레 (Entrée) : 주된 요리 전 또는 식사의 두 가지 주요 코스 사이에 제공되는 요리

잿방어/토마토/딜

딜이 올려져 있는 오이밖에 보이지 않지만 밑에 잿방어와 토마토가 숨어 있다. 이때, 샤워도우를 써서 그런지 새콤한 느낌의 식전빵이랑 같이 먹으면 그 풍미는 더욱 살아나게 된다. 빵 덕분에 마지막 소스까지 다 먹어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버렸다.


포아송(Poisson) : 생선

제철 생선/ 비스크

생선은 어느 어종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비스크(bisque)는 부드럽고 크리미 한 프랑스식 수프이지만 소스로 쓰인 듯하다. 가니쉬로는 호박꽃과 쥬키니가 같이 나온다. 호박꽃 안에는 새우완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반전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보기에도 좋았던 메뉴이다.


비앙드(Viande) : 고기

오리/ 체리/ 당근

오리 요리라고 하면 보통은 훈제구이나 베이징덕이 떠오른다. 반면, 오리 스테이크는 조금 생소하게 다가왔다. 걱정과 다르게 너무 부드럽게 조리되어 내가 오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많이 바뀌게 되는 순간이었다. 가니쉬는 체리와 당근소스로 제공되었다.


디저트(Dessert)

코코넛 파블로바/자몽/골드키위

세팅 후 바닐라 시럽을 주변에 뿌려주신다. 엄청 달 것 같지만 의외로 과하지 않은 단맛이었다.


미냐르디즈(Mignardises) : 프티 푸르, 당과류, , 과일 젤리 등 식후에 커피와 곁들여 먹는 작은 사이즈의 단 과자류

마지막으로 준비된 두 개의 과자와 젤리였다. 식당에 나설 때 먹는 사탕처럼 입가심까지 만족스러웠다.


이 근처에 자주 오지만 친구의 결혼 덕분에 다시 가고픈 식당을 하나 찾은 것 같다. 점심 가격도 7만 원으로 요즘 물가와 이곳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아내랑 예약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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