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엘리멘탈 (Elemental) 이후에 오랜만에 나온 픽사 영화이다. 2015년도 '인사이드 아웃'이 개봉한 뒤 9년 만에 속편이 나온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이 처음 나왔을 때, 엄청 재미있게 봤다.
감정들이 의인화되어 있는 것부터 꿈이나 추상화와 같은 개념들이 실체를 가지고 표현을 한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신스틸러 '빙봉'까지 픽사 특유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능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외적으로는 먼 곳으로의 이사, 내적으로는 기쁨이와 슬픔이의 갈등으로 인해 라일리가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때, 라일리가 보여주는 행동이 반항부터 가출까지 이르는 것이 조금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1편에서 세계관을 소개할 때 신선함과 재미를 주기 어렵기 때문에 2편은 보통 1편보다 인기가 없기 마련이다. 그러한 걱정을 하면서 2를 보러 갔다.
재미와 신선함은 1편보다 덜 했지만, 감정 표현들은 2편이 더욱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2에서는 외적으로는 고등학교의 진학하는 시기, 내적으로는 사춘기로 인한 새로운 감정들과의 갈등이 있다. 기쁨이는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기억만 남기지만, 불안이는 미래에 모든 가능성을 대비하고 싶어 한다. 늘 행복해 보였던 라일리가 이제는 기존 친구들과 새롭게 만나고 싶은 고등학교 언니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어느 선택을 하든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 점점 내적 갈등은 심해진다. 갈등은 결국 아름답게 해결되고 결론은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기존 친구들, 새로운 친구들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잃지 않았다. 그리고 원했던 하키 선발 여부와 상관없이 잘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사춘기를 안 겪은 사람은 없다. 사람마다 더하거나, 덜하거나, 표현의 정도만 다를 뿐 내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는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다. 사람마다 사춘기의 표현형이 다르다.
라일리는 비록 타인에 대한 부러움을 토대로 불안이가 중심이 되었지만, 누구는 모든 것이 따분해지고, 누구는 소심해진다. 아마 영화에서는 큰 비중이 없는 따분이와 소심이가 존재함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둔 것 같다.
1에 비해서는 사춘기의 새로운 감정이 들어온 것과 '자아' 형성 과정 외에는 기발한 표현법이라고 느껴질 만한 부분이 없어 신선함을 떨어졌지만, 그래도 확실히 내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2만의 특출 난 장점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