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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alty Salt Nov 04. 2024

자연은 자연스러워야 자연답다.

'하울림 : 아림의 시간'에 다녀와서...

하울림 : 아림의 시간

더서울라이티움

2024.07.17. ~ 2024.10.20.

인터파크 얼리버드에 올라온 것들을 구입하던 도중 1+1으로 구입하게 된 티켓이다. 사실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10월 초에 날씨가 좋아 아내랑 서울숲을 가는 김에 한번 들려보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보타니컬 아티스트 그룹인 팀보타와 데뷔 20주년을 맞은 윤하가 같이 계획한 1000평 규모의 실내 오감형 체험 전시였다. 소리의 울림은 뜻하는 '하울'과 숲을 뜻하는 '림'으로 이 전시는 설명될 수 있다. 티켓을 수령하면 맨 발로 바닥의 감촉을 느끼기 위한 실내화도 준다. (나갈 때 반납한다.) 신발 보관하는 장소가 따로 없어 들고 다니기 싫어 그냥 맨발의 감촉은 포기했다. 중간중간 Intro와 Chapter에 대한 글귀가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곳이 많아 조금 의식적으로 찾다가 포기했다. 글귀의 내용은 한 소녀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Intro

입장하면 바로 숲 속에 놓인 느낌을 받는다. 바닥에는 바로 숲에 있는 나무조각들이 놓여있고, 주변은 푸르른 나무들이 둘러싼다.


Chapter 1. 푸른 그을음

수많은 들이 전구들이 밝히는 돌길이 양갈래로 나뉘어있다. 거울 기둥으로 인해 반대쪽 길을 보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보이는 것은 지금 선택한 나의 길 만이다. 반대쪽을 보고 싶으면 다시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Chapter 2. 회색의 시간

돌들 사이에 수조가 있고, 그 속에 식물인지 이끼인지 모르는 것이 뭉쳐져 있다. 시간의 힘은 이처럼 약해 보이는 이끼도 돌같이 단단하게 뭉치게 하는 것이다.


Chapter 3. 잿빛 숲

푸르렀던 그을음은 시간이 지나자 어느덧 잿빛이 되어 뿌리내렸다. 그리고 주변을 뒤덮으면서 파괴하는 힘을 가진다. 그렇게 가면들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다.


Chapter 4. 백색의 모습

답답하고 좁은 길을 끝도 모른 채 계속 쭉 따라 나가면 순백의 공간이 나를 맞이한다. 고통을 순간적으로 잊게 만드는 이 공간, 미래에 대한 생각은 버리고 계속 이곳에 있고 싶지만 다음 공간으로 가야 된다.


Chapter 5. 하울림

잊어버린 고민들은 없어진 것이 아니었다. 다시 그 의문들을 반점들의 형태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연근처럼 보이는 것 사이에 연꽃 식물들이 있었다.


Chapter 6. 숲의 독백

정원이 나온다. 사방이 거울이라 그 크기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회색 반점에서도 다시 생명이 자란 생명들이다.


Chapter 7. 검붉은 그림자

대나무들과 강렬한 붉은빛이 반원형태로 이어져있다. 푸르고 하얗것들만 인생을 이루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잿빛, 붉은빛과 같은 것들도 인생의 일부이다. 이러한 아픔과 상처들을 마주하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쩌면 더욱 자신을 잘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Chapter 8. 터전의 숲

나의 나무가 있다. 줄기와 잎들이 매우 뒤엉켜 보인다. 이처럼 하나의 인생은 어쩌면 매우 복잡하다. 그리고 우리는 각각 이러한 복잡한 인생 속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게 된다.


길이 좁기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이 앞에 있으면 줄이 밀리기도 한다. 음악에는 생각보다 집중하지 못하여 인상에 남는  것은 따로 없었다. 전시 막바지라 그런지 사실 향도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전 다른 전시에서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나에게는 옆에 있는 야외에서 느낄 수 있는 서울숲이 조금 더 좋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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