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한 그릇의 위로

정성이 담긴 감자 옹심이

by 하루의 한 접시

감자 한 봉지를 꺼내들었다.


오랜만에 흐린 날씨가 괜히 마음을 자극했다. 뭔가 따뜻하고 쫀득한 게 생각날 때, 이 만한 음식도 없으니까. 오늘은, 감자 옹심이를 만들 것이다.

potato-dumplings-1.jpg 믹서기에 물을 넣는 모습 / 푸드월드

우선,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었다. 양파도 한 조각 같이 넣어 갈아주면 색이 누렇게 변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믹서기에는 물 두 컵, 그리고 단 15초만 돌리는 게 포인트다.


갈아낸 감자를 고운 체에 붓고 손으로 꼭꼭 눌러가며 즙을 짜낸다.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저항이 꽤나 기분 좋다. 즙은 따로 두고, 바닥에 가라앉는 전분만 기다리자.

potato-dumplings-3.jpg 브로콜리를 다지는 모습 / 푸드월드

30분쯤 지나면 고운 하얀 전분이 남는다. 거기에 감자 전분을 한 숟갈 더하고, 소금으로 밑간한 뒤 천천히 치대주자. 여기엔 브로콜리를 곱게 다져 넣는 게 포인트다. 수분은 따로 필요 없다.


멸치 한 줌과 다시마, 대파를 넣고 육수를 끓인다. 비린 맛이 걱정된다면 멸치를 전자레인지에 잠깐 돌려보자. 12분 후, 깔끔한 향의 국물이 완성된다.

potato-dumplings-4.jpg 둥글게 빚어진 반죽 / 푸드월드

이제 반죽을 작고 동그랗게 떼어낸다. 손바닥 위에서 조심스레 굴리면 귀여운 옹심이들이 완성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시간이 은근히 마음을 정리해준다.

potato-dumplings-5.jpg 냄비에 옹심이를 넣고 끓이는 모습 / 푸드월드

간을 맞춘 육수에 옹심이를 하나씩 넣는다.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천천히 저어가며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에 다진 호박, 마늘도 살짝 넣어주자.


끓는 물에서 7분쯤 익히면,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는 감자옹심이가 완성된다.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뜨거운 김과 함께 포근함이 퍼진다.

potato-dumplings-6.jpg 옹심이 한 숟가락 / 푸드월드

옹심이는 누군가와 나눠 먹어야 제맛이다. 혼자 앉아 먹어도 좋지만, 옆에 누가 있다면 그 따뜻함은 배가 된다. 바람 불고 눅눅한 날이면 더욱 그렇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날, 감자 한 봉지와 조용한 주방이 가장 중요하다. 손으로 빚어내는 이 조용한 작업이 위로가 되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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