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부담스러운 날이라면

간단하게 부치는 배추전

by 하루의 한 접시

속이 허한 느낌이 들지만, 좋아하던 고기도 뭔가 손이 가지 않는 날이 있다.


하지만 배추로 부쳐내는 전 하나면, 밥반찬부터 기운까지 잡을 수 있다. 아삭한 배추를 바삭하게, 또 부드럽게즐길 수 있는 마법 같은 요리.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게, 기름 냄새 없이 담백하게. 배추의 변신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냉장고에 배추가 남을 일이 없다.

fried-napa-cabbage-1.jpg 찜기에 배추를 넣는 모습 / 푸드월드

배추 잎은 질긴 부분을 먼저 삶고 찌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팬 위에서 익힐 때 겉만 타지 않고 속까지 골고루 익는다. 두꺼운 줄기 부분은 칼 뒷면으로 눌러 평평하게 펴주면 식감이 훨씬 부드럽다.


찜기에 넣고 살짝 익힌 배추는 소금을 약간 뿌려 간을 맞춘 뒤 식혀둔다. 이 과정만 잘해도 배추 특유의 강한 냄새는 사라지고, 향긋함과 단맛만 남는다.

fried-napa-cabbage-2.jpg 팬케이크 가루에 찬물을 붓는 모습 / 푸드월드

전 반죽은 팬케이크 가루와 찬물을 1:1 비율로 섞는 게 핵심이다. 찬물을 써야 전이 바삭하게 부쳐지고, 반죽이 배추에 고르게 달라붙는다. 완성된 반죽은 잠시 냉장 보관해 사용하는 게 좋다.


묽지도, 너무 되지도 않게. 적당히 걸쭉한 농도가 배추에 착 감기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살려준다. 이렇게 만든 반죽이 배추와 만나면 식감이 정말 다르다.

fried-napa-cabbage-5.jpg 배추전을 부치기 시작하는 모습 / 푸드월드

중불에서 팬을 달군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부치기 시작한다. 이미 익힌 배추를 사용하므로 겉면만 바삭하게 구워주면 충분하다. 전이 익는 동안 고소한 향이 부엌을 채운다.


배추를 살짝 눌러 펼쳐 굽는 것도 포인트다. 얇게 펴야 골고루 익고, 반죽이 눅눅해지지 않는다. 잘 구운 배추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한 입이 된다.

fried-napa-cabbage-3.jpg 완성된 배추전 소스 / 푸드월드

소스는 간장, 진간장, 식초, 설탕을 각각 한 큰술씩. 청양고추 반 개와 참깨를 더해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낸다. 이 소스 하나만으로도 전의 느끼함은 단번에 잡힌다.


잘 부친 전 위에 이 소스를 살짝 뿌려 먹는 맛은, 별다른 재료 없이도 근사한 한 끼가 될 만큼 만족스럽다. 특히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따뜻한 음식이 된다.


전을 부치는 건 정말 간단한 일이지만, 정성과 기술이 더해지면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된다. 배추전이 딱 그렇다. 한 번만 제대로 부쳐보면, 다음부턴 남은 배추가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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