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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일영감 Mar 03. 2016

어쩌면 추모의 영화 <동주>

#33 영화 <동주>

'송몽규의 과정과 윤동주의 결과' 이준익 감독은 영화 <동주>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오늘 일일영감의 잡담에서는 영화 <동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제의 강압 속 피어난 두 청년의 아름다운 과정과 결과를 그려낸 영화 <동주>.

영화를 관람한 후라면, 더욱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주 (2015, 이준익)

지방처럼 세로로 쓰인 엔딩 크레딧. <동주>는 추모의 영화다.

펜으로 쓰는 독립운동은 안방에서 일어나므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므로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반면에 총으로 그리는 독립운동은 거리에서 일어나므로 지독하게 방해받는다.
방해를 받는다는 말은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동주'의 독립운동은 흡사 속 편한 투쟁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일본 고등 형사는 도리어 당신들의 펜과 총 사이에는 별다른 경중이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동주'와 '몽규'에 대한 일본식 강압적인 마침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동주'가 맺는 결말은 '몽규'가 맺는 결말과 다르지 않고 같다. '동주'와 '몽규'가 맞는 동일한 처벌은 거꾸로 '동주'의 안방 독립운동과 '몽규'의 거리 독립운동이 같은 무게였다고, 그러니 동주에게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것 같다.

그러면 다시. 안방에서 일어나는 독립운동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다만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서. 혼자만의 투쟁이므로 어쩌면 더 엄격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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