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일영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일영감 Sep 01. 2016

히치콕에서 시작된 스릴러의 원형

#95 일일영감의 잡담, 영화 <39 계단>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아닐까 싶습니다.
<사이코>, <새>, <현기증> 등을 연출하며 ‘스릴러’라는 장르를 확립한 인물이기도 하지요.
오늘 일일영감의 잡담에서는 히치콕의 <39 계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935년 개봉 당시 영화의 높은완성도와 대중적 성공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던 히치콕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39 계단 (1935, 알프레드히치콕)

하룻밤을 같이 보내달라던 애나벨라가 죽는 바람에 헤니는 여자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런던에서 도망친다. 자신을 스파이 요원이라고 소개했던 애나벨라가 작전 이후에 스코틀랜드로 가야 한다고 말했던 것에서 단서를 얻은헤니는 애나벨라를 고용한 실체를 찾아 누명을 벗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향한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 했던난관들로 인해 도리어 위기에 처한다.



20세기 할리우드의 사랑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여성들의 등장으로 인해긴장감 있는 이야기는 한층 더 로맨틱하고 귀여워진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인물군또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헤니와 파멜라의 러브 라인이다. 히치콕에 의하여 수갑에 묶인 두 남녀는 헤니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면서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격차도좁혀 간다.



헤니가 쫓기는 과정에서 선거 연설장에 들어가 후보자 흉내를 내며 명연설을 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1935년이라는 제작 연도로 인하여 앙각으로 촬영된 콧수염 난 헤니의 얼굴은 몇 명의 역사적 인물도 연상시킨다. 산 넘고 물 건너 경찰들을 상대로 추격전을 펼치는 헤니의 롱샷도 잊기 힘든 장면이다. 이렇게 시대와 상관없이 절대적인 완성도에서 이미 경지에 오른 히치콕의<39계단>은 이 시대 드문 걸작들의 원형이 된 듯하다.


글_ 정태완

매거진의 이전글 “난 내 평생보다 그날 하루가 더 또렷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