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

[명사]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바람 :

[명사] 기압의 변화 또는 사람이나 기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동음이의어인 이 단어는

그 소리의 모양 말고도 닮은 점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wish)도.. 바람(wind)도.. 그 생김새가 어떠한지 모릅니다

바람(wish)은 저마다의 마음에 따라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작을 수도..

그와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졌거나 아직은 멀찍이 떨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람(wind) 역시 머무는 곳에 따라

그 크기가 선선한 산들바람일 수도..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태풍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여러 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바람(wind)은 여러 방향에서 여러 개로 불어 옵니다

그 방향과 성질이 맞으면 서로 합쳐지기도 하고

그 방향이 서로 같지 않으면 소리 내어 싸우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도 여러 바람(wish)이 불어 나옵니다

여러 바람들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불어 나오는 기세로는 이미 이루어진 듯 합니다

여러 사람의 바람이 같은 뜻으로 모이기도..

그렇게 합쳐진 것만 같았던 하나의 바람이

자그마한 틀어짐으로 인해 다시 여러 개로 흩어지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두 바람은 참 닮아 있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둘은 멈추지를 않습니다

바람(wind)은 늘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흐르고 있습니다

내 뺨을 스친 이 바람이.. 바다 건너 누군가의 콧등을 스칠 수도 있고..

내 뺨을 스친 이 바람이.. 이미 바다를 건너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바람(wish)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의 바람을 이루어냄에 있어 그 흐름의 끝에 다다르었다 싶을 때 쯤..

새로운 바람이 생겨나면서 그 흐름을 멈추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바람 모두 그 실재를 느끼기 위해선 우리의 손이 필요합니다

손을 활짝 펼친 채로 쭉 뻗어보면 손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와

깍지를 끼워주는 바람(wind)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바람(wish) 역시도 마음으로만 바라고

바람을 위해 그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면

바람(wish)은 바람(wind)이 되어 날아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바람이 붑니다

이번 바람은..

한 움큼 움켜쥔 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바람입니다

바람(wish)이 바람(wind)되어 날아가 버리기 전에..

바람(wind)은.. 그저 바람(wind)으로.. 그칠지라도

바람(wish)은.. 소중한 현실이 되어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질간질 부는 바람(wind)과..

간절간절 부는 바람(wish)에..

오늘은.. 한껏 손을 펼쳐 뻗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