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새싹

말의 모양

by 어느좋은날
179-말의 모양.jpg








살다 보면..

많은 말들이 각각의 모양으로 우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타인이 내게 던진 말들과

타인이 타인에게 돌려 던진 나를 향한 말들..

그리고..

드물게 돌아오고는 하는 내가 던져 놓은 과거의 말들이요..


말들이 스쳐 지나간다 함은..

마음 속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시간과 함께 흘러

이내 잊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간혹.. 스쳐 지나가지 않는 말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모양은..

쉬이 잊혀지는 둥글둥글한 모양의 말들과 달리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미처 대비하지 못한 마음에 날아와

아프게 콕- 하고 박히고는 합니다


아픈 마음을 다독이려면

아픈 말을 빼내어야 하지만

빼내려 할수록 더 깊이 들어가기도

박힌 곳의 상처가 더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아픔과 함께 한참을 살다 보면

박혀 있던 아픈 말은 시간에 의해 부스러집니다


아픈 말은 사라졌지만

상처 났던 그 자리의 아픔은 온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참을 함께 살아.. 익숙해진 아픈 느낌과

한참을 박혀 있어.. 쉬이 다독여지지 않는 흉터가

아직은 남아 있기에 그런가 봅니다



살다 보면..

앞으로도 많은 말들이 각각의 모양으로 우리를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간혹.. 스쳐 지나가지 않는 말들 역시 있겠지만

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면..

오래 머무를 말들이..

아픔을 주는 모양의 말보다는

살아가는데 힘이 되어 주는 모양이었으면..
더불어 그런 말들을 잘 붙잡고 있을 수 있는 마음을 지닌

내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어느좋은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구독자 1,529
매거진의 이전글견딤과 버팀, 그리고 버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