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무언가에 걸려 넘어집니다
미처 보지 못한 작은 돌부리가 있었나 봅니다
차라리 큰 돌멩이였다면..
차라리 눈에 보이는 걸림돌이었다면..
잘 피해갔거나
걸려 넘어졌다 하더라도 이처럼 어이가 없거나 당혹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예기치 못한 넘어짐의 이유가 고작 자그마한 돌부리라는 것에 못내 속상합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 내 발걸음을 잡아챈 돌부리를 치우려 걷어 차 보지만
보이지 않는 속으로 깊고 넓게 박혀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걸려 넘어졌나 봅니다
미처 보지 못할 만큼 작아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보지 못한 부분이 생각보다 깊고 넓어서..
삶에서도 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
미처 보지 못한, 생각하지 못한 일에
발걸음이 매여 예기치 않게 넘어질 때가..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믿던 마음이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한 믿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될 때가..
가볍게 넘겼다고 생각한 어떤 감정이
도리어 내 마음을 넘어뜨리는 무거운 감정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때가..
보여지는 부분만으로는
그 크기를 가늠키 어려운 빙산의 일각처럼..
살다 보면 가끔 마주하게 되는 서운함이라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