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사랑의 반대말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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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하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예전 같지는 않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그런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알게 해준

당신을 향한 내 눈빛과 말투가 달라졌음을 느끼고

강렬했던 색이.. 뜨거웠던 온도가.. 바래고 식어가는 중임을 느낍니다

처음..

내 마음을 건네 받은 당신의 눈빛은 흔들렸고

내 진심을 건네 들은 당신의 입꼬리는 멋쩍은 듯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계속 건네다 보면

눈빛이 아닌 당신의 마음이 흔들리고

입꼬리가 아닌 그간의 시간들이 멋쩍게 느껴지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은 내 마음보다 단단했고

지쳐가는 마음의 건넴이..

기약 없는 사랑의 메아리가..

조금씩 내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었나 봅니다


어쩌다 비친 거울의 반대 세상에서의 내 모습은..

미움으로 비쳐졌고, 때로 분노의 모습도 비쳐 보였습니다


당신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풋풋함은

시간에 녹슬어 툴툴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내가 좋아서 할애한 시간들을

애꿎은 당신에게 보상해 달라 보채고 있었나 봅니다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는 핑계를 대보기엔

지금까지의 건넴들을 없었던 일로 그냥 넘겨 버리기엔

아직은 아쉬움이 남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먹여 보기엔

처음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지금의 모습이..

더 이상 사랑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에 충분했고

사랑의 반대편에서 비쳐져야 할 모습은

미움이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어야 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랑이 하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예전 같지는 않음을 확실하게 깨닫고

무관심의 모습이 되어가려 하는

그런 사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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