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오랜 비가 찾아옵니다
이맘때쯤 찾아오는 이 길고 오랜 비는
특유의 축축함은 물론, 한여름을 재촉하는 더위를 몰고 와
잠 못 드는 여름 밤을 만들고는 합니다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살다 보면 때때로 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오는 것처럼
장맛비가 삶에서 이따금씩 찾아오는 불행과 비슷하다고요
쉼 없이 몰아치고 퍼부어서
자연 앞에서의 나약함을..
삶의 길 위에서의 연약함을..
느끼게 하고 받아들이게 하고 나서야만
짙은 먹구름의 그늘과 내리 꽂던 비의 화살을 거두어내고
다시금 높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 같다고요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하여 한 줄기의 햇살이 몹시도 그리워지는..
길고 오랜 장맛비 속에서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불행이나 장맛비가 몰아오는 이유는
그래야만.. 무료함으로 젖어가던 보통의 일상이,
따가움에 피하려고만 하던 한 줄기의 햇살이,
고맙고 감사한 것임을 깨닫게 하기 위함 일는지도 모른다고요
하여 다시금 보통의 일상과 한 줄기의 햇살을 맞이했을 때,
겸허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삶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 일는지도 모른다고요
그래서인지
넌 아직 부족하다는 듯..
더 젖어봐야 한다는 듯..
아직 창 밖엔 길고 오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