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부치지 못한 말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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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밑까지 차오른 말을 꺼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 순간을 위해 몇 번이나 입술을 깨물며 되뇌었는데

이제 그 입술을 떼어내기만 하면 되는데

모자란 용기가

넘치는 걱정이

다문 입술을 굳게 붙들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혼자가 되고 나서야 떨어진 입술은

안도와 아쉬움이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잘 참았다

이대로도 나쁘진 않다며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가족들 생각에 내밀지 못한 가장의 사표가..

마음 말고는 내세울게 없는 가난한 청춘의 풋풋한 고백이..

애틋한 헤어짐을 앞둔 이의 상대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차마, 하지 못한 건지

참아, 꺼내지 않은 건지

어쩌면, 둘 다 일는지도 모르겠는 부치지 못한 이 말이,

다음 번 그대와 눈동자를 마주하였을 때에는

넘치는 용기와 모자란 걱정으로

다문 입술을 쉬이 떼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은

차마 어쩌면 참아 끝내 부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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