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이해라는 오해

by 어느좋은날
221-이해라는 오해.jpg








-네 마음 다 이해해

-네가 내 마음을 이해한다고?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내뱉으며 산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입장이 되고 나서야

다른 이의 마음을, 심정을 이해한다는 일이

참으로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누군가는 보아뱀을, 누군가는 모자를,

누군가는 돌멩이를, 누군가는 양은냄비를 떠올리듯

살아온 시간과 앎의 정도,

자라온 환경과 겪어온 경험의 다름이

관점을 비롯한 견해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이어진 차이는 이해의 골을 만들어내고

충분히 이해했다 여긴 마음은 종종 이해가 아닌 오해로 번지고는 합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번져버린 이해는

상대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거리를 만들어내고

그 거리를 이전만큼 좁히기 위해 더욱 세심한 이해를 하려 하거나

오해라는 번짐에 낙담하여 이전보다 멀어진 상대와의 거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달이 해와 완전히 겹쳐져도

해의 밝음을 다 가리지도.. 그렇다고 해가 되지도 못하듯

내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한 듯 여겨져도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는 한 완전한 이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해해줄 이를 여전히 기다리는 건

홀로 젖어가는 마음을 누군가에게라도 알려 다 젖지는 않도록 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고

홀로 남겨진 듯한 마음이 더 이상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우리는 늘 오해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못난 오해로 인해 상처 받고 눈물지으며,

가장 잘난 오해로 인해 위로 받고 웃음지으면서요


이해라는 오해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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